제10회 광주비엔날레(9월 5일~11월 9일)에 맞춰 국내외 현대미술의 정수를 선보이는 ‘2014 광주국제아트페어’(아트:광주:14)가 30일부터 9월 2일까지 광주광역시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광주광역시가 주최하고 한국미술협회와 광주문화재단이 주관하는 행사로 국내외 11개국에서 81개 화랑이 참가해 400여 작가의 1500여점을 내놓는다.
올해는 프랑스의 사진작가 만 레이, 미국의 팝 아티스트 앤디 워홀, 한국의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 등 현대미술 거장들의 작품을 한꺼번에 볼 수 있다. 미국 프랑스 독일 일본 중국 등의 유명 화랑들이 현대미술의 동향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도록 전시장을 꾸민다. 특별전은 현대사진 특별전, 앤디 워홀 특별전, 미디어아트 특별전으로 구성된다.
전시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진행된다. 다만 9월 2일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프레스 및 VIP 오프닝은 8월 29일 오후 3시다. 행사는 본 전시와 컬렉터스 라운지의 부스운영, 주제전·앤디 워홀 특별전·미디어아트 특별전의 특별전, 기업콜라보레이션·공간설치 프로젝트·작가 프로모션·국제교류 프로젝트·렉처프로그램 등 부대행사로 이뤄졌다.
행사는 올해 신설된 운영감독인 백동민 퍼블릭 아트 대표, 박영덕화랑 큐레이터를 지낸 정훈 디렉터와 청주아트소사이어티 총괄디렉터로 활동했던 김영준 커미셔너가 전시와 운영전반 등을 이끈다. 현대미술사 논의의 장을 위한 렉쳐 프로그램은 30일 중국 아트디렉터 필립 티나리와 사진평론가 이경률 교수(중앙대)가 참여하 가운데 ‘현대미술에 있어 전시의 쟁점’이라는 주제로 열린다.
앤디 워홀 특별전에서는 팝아트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마오’와 ‘플라워’ 시리즈를 비롯해 작업과정을 기록한 영상물 등을 보여준다. 또 에바 알머슨, 크리스토 자바체프, 빌 브란트, 이우환, 호소에 에이코, 김창열, 왕지지에 등 동서양을 가로지르는 현대미술의 주요 작품들을 전시한다. 특별전은 광주·전남의 정체성을 연동시킬 수 있는 기획전이다.
이번 ‘아트:광주:14’는 한국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들은 물론 현대미술사를 장식했던 거장들과 현대미술의 향방을 좌우했던 주요 작가들의 작품들이 대거 선보여진다. 예년에 비해 전시 신청화랑의 수가 늘어났다. 미술견본시의 자율적인 구성과 역할증대에 초점을 맞췄다. 국경이 사라지고 브랜드화 되어가는 현대미술시장의 양상을 광주의 역사적 아이덴티티 속으로 끌어들였다.
미술견본시로서의 판매 촉진과 타 지역에서의 관람객 유입의 확대를 위한 노력 또한 강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광주의 미술, 교육 기관과의 공조를 공고히 하고 새로운 투어 프로그램의 개발에도 전력을 기울였다. 광주 지역 미술시장의 활성화, 지역 문화 역량의 대외 공표, 광주 지역 작가의 전국적 소개, 비엔날레의 상호적 보완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참여작가 중 백승우와 펠릭스 R. 시드는 한 장의 사진에 각인할 수 없는 역사적 흐름이나 대상의 의미를 몽타주적으로 재현했다. 각 사진들은 눈앞의 한 순간을 촬영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된 사진들이 잘려져서 조합되거나(백승우) 정치적 저항과 축제의 현장처럼 특정 장소의 사건적인 순간이 갖는 에너지를 시각적으로 증폭시켜 한 장으로 압축했다(R. 시드).
앤디 워홀은 ‘포스트 워/ 애프터 1945’ 이후의 현대미술의 향방을 바꿔버린 인물이다. 소비시대의 이미지가 갖는 현대적 지위를 현대미술로 치환시켜, 현대미술이 순수한 이미지 그 자체로서 존재할 수 있게 한 역사적 흐름을 탄생시켰다. 워홀이 곧 소비상품이고 작품이 곧 이미지로서의 워홀인 그의 대표작들은 이러한 현대적 양상을 우리에게 펼쳐 보인다.
현대사진의 시원이라고 말할 수 있는 만 레이와 으젠 앗제는 20세기 초 파리라는 같은 시공간을 살았다. 각각 현대의 초현실주의와 다큐멘터리를 대변하는 두 사람은 사진 행위에 있어서 다다이스트적인 우연과 생계형 도시기록자의 필연이라는 극단적 대조를 이루었다. 대량생산과 복제 그리고 대중이 범람하는 현대도시에서 인간의 흔적을 포착했다.
나명규의 작품은 20세기 중반 광주·전남 지역의 일상을 사진으로 남긴 이경모의 작품을 차용하여 자신의 영상작업 속에 녹아들게 했다. 작가는 자신의 신체적 행위를 ‘육화된 의식’으로 표현해왔던 지금까지의 작품세계를 확장시켜 자신의 삶을 에워싸는 환경을 신체의 연장선상에서 이해하고 이경모의 사진을 그 문화적 기억으로서 현존하는 의식체계 안으로 끌어들인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