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확산 심각… 9개월 뒤 2만명 감염”…WHO 경고

“에볼라 확산 심각… 9개월 뒤 2만명 감염”…WHO 경고

기사승인 2014-08-29 06:45:55
"에볼라 사망자 1552명…WHO 5억달러 대응사업 시동

28일(현지시간) 나이지리아와 시에라리온에서 에볼라 환자를 치료하던 의사가 숨지는 등 에볼라 사망자수가 1천552명으로 늘어나 에볼라 확산을 둘러싼 경각심이 고조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에볼라 확산세가 심각해 감염자 수가 9개월 뒤엔 2만 명이 넘을 것으로 우려하며 5억 달러 상당이 투입되는 국제적 프로젝트 추진을 촉구하고 나섰다.

콩고민주공화국에서는 80명의 에볼라 의심 환자가 발생해 WHO가 긴급 확인 작업에 나섰다.

영국과 미국에서는 에볼라 백신 인체시험 계획이 발표돼 예방용 백신 개발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고조됐다.

◇ ""환자 2만명 넘는 상황 대비해야"" = WHO는 에볼라 감염자 수가 9개월 뒤에 2만 명이 넘을 수 있다며 에볼라 확산세를 차단하기 위해 5억 달러 상당이 투입되는 국제적 프로젝트를 촉구했다.

WHO 브루스 아일워드 사무부총장은 스위스 제네바 유럽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런 내용의 '에볼라 대응 로드맵'을 발표했다. 에볼라 로드맵은 확산하는 에볼라를 앞으로 6∼9개월 이내에 차단하는 것을 기본 목표로 제시했다.

아일워드 부총장은 에볼라 바이러스를 차단하려면 국제적 공조를 강화하는 등 지금까지의 방식이 아닌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면서 로드맵 수립에 국경없는의사회, 유엔기구, 에볼라 감염국가, 재정지원국가 등도 참여했다고 밝혔다.

WHO 로드맵은 서아프리카 에볼라 확산에 맞서 치료 시설을 강화하고, 경험 있는 요원들을 투입하는 것은 물론, 취약한 공중보건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 지역에서 실제 에볼라에 감염된 환자는 현재 보고된 것보다 2-4배가 많을 것으로 추정했다.

로드맵은 특히 에볼라 대응에 격리 수용시설과 보건 전문가가 감독하는 에볼라 희생자 장례식 등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현재 에어 프랑스, 영국항공, 아랍에미리트항공 등이 서아프리카 운항을 중단해 인력이나 보급물자 수송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2주일 이후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내다봤다. 9월 말에는 유엔 주도로 이 지역 항공교통 접근 개선 방안을 포함한 종합적인 계획이 발표될 것으로 전망했다.

WHO는 로드맵 수행에 4억9천만 달러(약 4천974억원)가 들 것으로 전망하면서 각국 정부와 유엔, 인권기구, 비정부기구 등의 동참을 호소했다.

아일워드 부총장은 ""재정 조달이 로드맵 실천에 장애가 될 수도 있다""면서 ""하지만 세계식량기구(WFP) 등 개별 유엔기구들이 지금까지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물류와 교통 등 로드맵의 일정 부분을 지원해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사망자 1천552명으로 늘어 = WHO는 이날 현재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자는 3천69명, 사망자는 1천552명이라고 집계했다.

WHO는 특히 전체 에볼라 발병의 40% 이상이 지난 21일 사이에 발생하는 등 에볼라 확산이 가속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대부분 감염 사례는 일부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는 라이베리아가 1천378명 감염에 694명 사망으로 피해 규모가 가장 컸다. 에볼라가 가장 먼저 발병했던 기니는 에볼라가 다시 확산하면서 감염 648명, 사망 430명으로 사망자 수에서 시에라리온을 앞섰다.

시에라리온은 1천26명 감염에 422명 사망, 나이지리아는 17명 감염에 6명 사망으로 집계됐다.

WHO는 발병 사례를 시계열별·지역별로 분석한 결과 전체의 62%가 기니의 남동부 게케두, 라이베리아 로파, 시에라리온의 케네마·카일라훈 등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서아프리카 4개국과 민주콩고를 제외하고 현재까지 에볼라 발병이 보고된 곳은 없다고 강조했다.

에볼라 환자를 치료하던 의료진 사망 소식도 이어졌다.

나이지리아에서는 남동부 유전지역 포트하커트에서 에볼라 환자를 돌보던 의사가 지난 22일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오니예부치 추쿠 나이지리아 보건장관은 ""사망한 의사의 부인도 에볼라 증상을 보여 격리했다""며 ""의사의 시신을 수습한 장의사 등 70여명도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에라리온 정부는 에볼라 바이러스 환자를 치료하던 의사 사흐르 로저스 박사가 사망해 3번째 의사 사망자가 발생했다 밝혔다.

크리스티 페이그 세계보건기구(WHO) 대변인은 ""(에볼라를 막으려면) 의료인력이 발병국으로 반드시 더 와야한다""며 ""의료인력까지 감염되면 이들이 발병국에 오길 꺼리기 때문에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된다""고 말했다.

◇ 백신개발 속도 내나 = 영국과 미국에서는 이날 에볼라 백신 조기 보급을 위한 인체 대상 백신 시험 계획이 발표됐다.

영국 웰컴재단이 주도하는 국제보건 컨소시엄은 에볼라 창궐지역에 백신 조기 보급을 목표로 다음 달 중 보건당국의 승인을 거쳐 건강한 지원자를 대상으로 백신을 투여하는 임상시험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 국립보건원(NIH)도 내주부터 NIH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와 영국 제약사 클락소스미스클라인이 개발한 에볼라 백신의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한 임상시험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영국에서는 60명이 1차 시험 접종에 참여하며 1차 접종에서 안전에 문제가 없으면 아프리카 감비아와 말리에서 80명을 대상으로 2차 시험접종을 하게 된다고 웰컴재단은 설명했다.

이어 1,2차 시험접종에서 안전성과 예방 효과가 입증되면 내년부터 발병 위험지역에서 본격적인 백신 보급 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이번 백신은 에볼라 바이러스에서 추출한 한가지 단백질 성분을 기반으로 개발됐으며 접종으로 감염될 우려는 없다고 연구진을 밝혔다.

미국에선 에볼라 백신이 인체에 안전하고 면역체계에 적절한 효과를 유발하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자원한 성인 건강자 20명을 대상으로 시험에 나선다.

임상시험은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에 있는 NIH 진료센터에서 진행하게 된다.

미국 보건 관리들은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자가 발생한 서아프리카 나이지리아에서도 백신 임상시험 계획을 협의하고 있다.

웰컴재단의 제러미 패러 박사는 ""신속한 임상시험이 인류의 위협으로 떠오른 에볼라 극복을 위한 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제네바·런던=연합뉴스) 류현성 김태한 특파원 th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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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기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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