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짧습니다. 연애하세요.(Life is short. Have an affair)”
이 메시지를 싱글 남녀가 아닌 기혼자에게 던지고 다녀 유명한 소셜 데이팅 업체 ‘애슐리 매디슨(Ashley Madison)’이 한국 정부를 고소했습니다. 이 업체는 지난 3월 한국에 상륙했다가 한 달 만에 사이트 차단을 당했습니다. 불륜이 늘어날 것을 우려한 한국 정부의 발 빠른 조처였죠. 몇달동안 소식이 없어 순순히 물러간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애슐리 매디슨 측이 지난 18일 캐나다 연방법원을 통해 소송을 제기하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애슐리 매디슨 측은 소장에서 “한국의 유사한 서비스는 제한하지 않으면서 애슐리 메디슨의 사이트만 차단한 것은 공정한 경쟁을 막는 행위”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해당 사이트가 불륜을 조장한다”는 의견에 대해 “어떠한 불법적인 정보도 제공하지 않고 있으며 채팅은 불법적인게 될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지난 4월 방송통신위원회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44조 7의 1항을 적용해 해당 사이트를 차단했습니다. 허윤 변호사는 “정보통신망법 제44조에서 금지하고 있는 ‘음란한 부호, 문언, 음향, 화상 등을 공공연하게 전시하는 행위’와 ‘범죄를 목적으로 하거나 교사 또는 방조하는 내용의 정보’에 해당한다”고 말했습니다.
방심위도 “기혼남녀를 대상으로 하는 사이트에서 회원 가입시 개인의 성적 취향, 성관계 의사 등을 표시하도록 하고 자기소개를 통해 성관계를 포함한 만남을 원하는 내용 등을 게재하게 했다”며 “일반인의 간통을 방조하거나 조장해 사회적 해악의 확산과 건전한 법질서를 현저히 해할 우려가 크다”고 차단의 이유를 밝혔습니다.
기혼자끼리 혹은 기혼자와 싱글의 만남을 ‘몰래’ 주선하는 이 업체는 2001년 캐나다를 시작으로 이미 35개국에 진출해 회원이 2400만명이나 됩니다. ‘불륜을 알선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을 전 세계에 뿌렸지만 1년 매출액이 1억2500만 달러(약 1327억원)에 달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이 업체는 일본 대만 홍콩 등 유교문화권 국가들에서도 이미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진출할 때마다 해당 국가에선 난리가 났습니다. 특히 2012년 일본에서는 사이트 개설 3개월 만에 50만 회원을 돌파해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죠. 그러나 한국에선 사이트 차단이라는 철퇴를 맞았네요.
애슐리 메디슨은 2011년 싱가포르에서도 사이트 접속을 차단당했습니다. 지난 4월 월스트리트 저널의 보도에 따르면 애슐리메디슨 대표인 노엘 비더만은 싱가포르에 이어 한국에서도 사이트가 차단당하자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우리의 DNA 속에는 일부일처제란 없다. 여러 해 동안 결혼 생활을 유지해 온 이들은 자신들에 배우자에 대한 애정이 예전 같지 않다. 그렇지만 성에 대한 관심은 줄어들지 않는다. 현대인들은 숨통을 틔워줘야 오히려 가정에 더 충실할 수 있다.”
궤변을 펼치며 불륜을 권장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노엘 비더만. 그 패기만큼은 대단합니다. 소송의 결과는 과연 어떻게 나올까요.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