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고양시가 ‘인공기 논란’이 불거지자 “인공기는 고양시에서 설치한 것이 아니라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에서 설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조직위는 6일 인천아시안게임의 일부 경기가 치러지는 대화동 종합운동장 인근 가로변에 인공기를 내걸었다가 뉴데일리 등 일부 보수매체와 단체들이 항의하자 모든 국기를 철거했다.
고양시는 10일 “인공기 게양은 정치적 의도와 관계없다”며 “북한에 대해 조직위에서 오는 19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개최되는 제17회 아시안게임의 참가국 자격을 인정해 인공기를 설치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부 언론사의 인공기 게양 보도는 터무니없이 사실을 왜곡 보도하고 있어 시민들의 알 권리 보호 차원에서 정정 보도를 요청 중”이라고 덧붙였다.
조직위는 같은 날 “경기장 인근 거리에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기와 대회 엠블럼 기만 내걸고 참가국의 국기는 경기장에만 게양하는 것으로 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인천 등 대회 개최 도시 길거리에서는 아시안게임 참가국들의 국기를 볼 수 없게 됐다.
하지만 인공기를 내린 것이 오히려 OCA 규정에 어긋나는 일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OCA 규정 58조에 따르면 “모든 경기장 및 그 부근, 본부 호텔, 선수촌과 메인프레스 센터, 공항 등에는 OCA기와 참가 올림픽위원회(NOC) 회원들의 기가 게양되어야 한다”고 돼 있다. 따라서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고양종합운동장 앞 가로변에 이번 대회 45개 참가국 중 하나인 북한의 국기를 단 것은 OCA 규정을 준수한 것이 된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과 2003년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 때에도 인공기가 거리에 내걸렸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