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2014 인천아시안게임 남자 축구에서 첫 승을 신고했다. 그러나 상대적 약체인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후반 중반까지 어려운 경기를 펼치면서 험난한 여정을 예고했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우리나라 축구대표팀은 14일 오후 5시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말레이시아와의 대회 남자 축구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3대 0으로 완승했다. 이 감독은 김신욱(울산)을 최전방에 세운 4-2-3-1 포메이션을 구성했다. 김승대(포항)는 셰도 스트라이커, 윤일록(서울)과 안용우(전남)는 좌우 공격수로 각각 세워졌다. 이재성(전북)과 박주호(마인츠)는 중원에서 공수를 조율했다. 김진수(호펜하임)와 장현수(광저우 부리), 김민혁(사간 도스), 임창우(대전)는 골키퍼 김승규(울산)과 함께 골문을 지켰다.
전반전까지만 해도 경기는 쉽게 풀리지 않았다. 우리 선수들은 경기 초반부터 집중 공세를 퍼부었지만 말레이시아의 골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김신욱과 김승대를 겨냥한 측면의 크로스는 번번이 가로막혔다. 중앙을 뚫어 때린 슛은 골문을 빗나갔다. 말레이시아는 한두 명의 공격수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선수들이 골문 앞을 틀어막았다.
선제골은 전반 26분에 터졌다. 임창우는 오른쪽에서 날아온 안용우의 코너킥을 머리로 밀어 넣었다. 골문 왼쪽을 향해 방향을 바꿔 상대 골키퍼를 속였다. 필드에서 빗나간 슛이 세트피스에서 적중했다. 이 감독은 후반전에 안용우를 미드필더 김영욱(전남)으로, 임창우를 미드필더 최성근으로 교체했다.
우리나라는 말레이시아가 공격으로 진영을 넓혀 공간을 얻은 후반 중반부터 릴레이골을 터뜨렸다. 김신욱은 후반 33분 김승대와 골문 앞에서 일대일 패스를 주고받은 뒤 왼발 슛으로 골문 왼쪽을 열었다. 김신욱의 골을 어시스트한 김승대는 4분 뒤 직접 골을 넣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1986 서울아시안게임 이후 28년 만에 금메달을 노리는 우리나라는 조별리그를 공동 1위(1승·승점 3·골 +3)로 출발했다. 전적부터 골 득실차까지 같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순위표 최상단에 나란히 올랐다. 우리나라와 사우디아라비아는 오는 17일 경기도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2차전을 벌인다. A조의 1위를 가릴 분수령이다.
앞서 사우디아라비아는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 A조 1차전에서 라오스를 3대 0으로 격파했다. 일정상 개막을 닷새 앞두고 열린 대회 첫 번째 경기였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라오스가 틀어막은 골문 앞을 세 차례만 뚫으면서 대량 득점에는 실패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후반 30분 측면 공격수 레드 압둘라 알감디의 페널티킥 선제골로 뒤늦게 주도권을 잡았다. 후반 42분 최전방 공격수 살레 칼리드 알세리와 후반 45분 미드필더 마제드 오마르 카나바의 추가골로 승부를 갈랐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