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주(19·롯데)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를 석권하며 LPGA 직행 티켓을 따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상금 선두 김효주는 15일(한국시간) 프랑스 에비앙 레뱅의 에비앙 마스터스 골프클럽(파71·6453야드)에서 끝난 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 마지막 4라운드에서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버디를 기록, 노장 카리 웹(호주)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버디 5개와 보기 2개로 3언더파 68타를 쳐 최종합계 11언더파 273타를 적어낸 김효주는 웹을 1타차로 제쳤다. 우승상금 48만7500달러(5억475만원).
LPGA 비회원이지만 세계랭킹 20위 자격으로 이번 대회에 초청된 김효주는 이날 우승으로 LPGA 투어 5년 시드권을 따냈다. KLPGA 선수가 미국 LPGA 대회에서 우승해 미국무대 직행 티켓을 따낸 것은 김효주가 7번째다. 특히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해 시드권을 따낸 것은 2008년 신지애의 브리티시여자오픈 우승과 2011년 유소연의 US여자오픈 우승에 이어 3번째다. 김효주는 첫날 10언더파 61타를 몰아치며 메이저대회 남녀 통틀어 최저타 신기록을 세우며 돌풍을 예고했다. 2라운드에서 브리트니 린시컴(미국)에 선두를 내주며 주춤했으나 3라운드에서 다시 단독 선두로 복귀하며 어린 나이답지 않은 저력을 보여줬다.
김효주는 중반 한때 2위 그룹에 3타차로 앞서 우승을 거의 거머쥔 듯 했다. 하지만 김효주는 14번홀(파3)에서 첫 보기를 적어내면서 야금야금 추격해온 최나연, 장하나, 허미정, 웹에게 1타차로 쫓겼다. 이어 웹이 15번홀(파5) 버디를 잡아 파에 그친 김효주와 동타를 만들었다. 16번홀(파3)에서는 김효주가 다시 1타를 잃고는 웹에게 1타차 선두를 내줬다.
웹에 1타 뒤진 채 18번홀에 들어선 김효주는 공격적인 우드 공략끝에 홀컵 4.5m 지점에 볼을 보냈다. 웹의 두 번째 샷은 홀을 지나쳐 까다로운 내리막 경사의 러프에 걸렸다. 그러나 웨지로 친 웹의 어프로치샷은 홀을 2m 가량 지나쳤다. 연장으로 가기 위해 반드시 버디가 필요했던 김효주는 신중하게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다. 파만 해도 연장전으로 갈 수 있었던 웹은 파퍼트도 놓치면서 2006년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이후 찾아온 메이저 우승을 눈앞에서 놓쳤다. “골프는 장갑을 벗어봐야 승패를 알 수 있다”는 골프 격언이 그대로 맞아 떨어진 경기였다.
역시 초청선수로 출전한 장하나(22·비씨카드)와 허미정(25)이 9언더파 275타를 쳐 공동 3위에 올랐고, 최나연(27·SK텔레콤)도 8언더파 276타로 5위에 올라 한국 선수들이 대거 리더보드 상위권을 점령했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