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난지 이틀만에 까맣게 탄 아이…놀란 아내는 맨발로” 쓰라린 그날의 기억

“태어난지 이틀만에 까맣게 탄 아이…놀란 아내는 맨발로” 쓰라린 그날의 기억

기사승인 2014-09-17 17:14:55
사진=SBS 방송화면 캡처

인큐베이터에 맡겨졌다 중화상을 입은 신생아의 아버지가 사고 당일을 회상하며 울분을 토했다.

사고는 지난 6일 경북 안동에서 발생했다. 한 산부인과 병원에서 신생아 두 명이 중화상을 당한 것이다. 한 아이는 2도, 다른 아이는 4도 화상을 입었다. 아직까지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2도 화상을 입은 아이의 아버지 박모씨가 1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심경을 털어놨다.

박씨는 “지난 4일 태어난 아이에게 이틀 뒤인 6일 사고가 났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소아과 과장이라는 분이 간호사와 같이 와 ‘아이가 패혈증이 의심되는데 등 쪽에 벌겋게 물집이 잡혔다’고 하더라”며 말문을 열었다.

박씨에 따르면 이들은 소식을 처음 전할 때 화상을 당했다는 언급을 전혀 하지 않았다. 다리와 엉덩이 부위는 보여주지 않은 채 등만 살짝 보여줬다. 나중에 보니 허벅지와 엉덩이 쪽이 시커멓게 타있었다. 아이는 박씨 부부의 첫 아이였다. 아이의 어머니는 크게 놀라 맨발로 울면서 아이와 함께 후송 구급차에 올랐다.

박씨 이야기에 진행자는 “아이를 낳은 지 얼마 안 된 산모의 몸은 정상이 아닌데 맨발로 앰뷸런스를 탔느냐”며 놀라 말했다. 박씨는 “아내는 (이동 중) 눈물만 흘렸다”며 “요즘엔 젖을 짜 아기 병원에 매일 가져다주고 있다”고 대답했다.

사고 원인은 인큐베이터 안에 깔아놓았던 전기매트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작동해 매트 온도가 너무 높게 놀라간 것이다. 박씨는 “분명 아이가 울었을 것이고, 신생아면 더구나 (간호사들이) 수시로 들여다볼 텐데 그걸 모르고 있었다는 게 이해가 안 간다”고 토로했다.

박씨에 이어 인터뷰에 응한 오진아 인제대 간호학과 교수는 “인큐베이터는 자체적으로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는 기능이 있는데 거기에 전기매트를 깔았다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고 꼬집었다. 그는 “인큐베이터가 고장 나 전기매트나 소형 보온담요 같은 것을 사용했다고 추측할 수 있다”며 “고장 난 인큐베이터를 수리하거나 폐기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했다는 것에 대해 해당 기관과 의료인들이 책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질타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권남영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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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남영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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