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라이프·한국경제 제36회 KLPGA 챔피언십 3라운드를 마친 결과 백규정(19)의 우승 가능성은 멀어보였다. 선두 홍란(28)에 무려 7타 뒤진 스코어였다. 스트레스도 풀 겸 백규정은 그날 밤 어머니와 함께 대회 코스인 경기도 안산의 아일랜드 골프장(파72)에서 열린 ‘이승철 콘서트’를 밤늦도록 즐겼다.
21일 열린 대회 최종일. 전반까지만 해도 홍란과 허윤경(24), 김보아(19) 등의 경쟁구도가 계속됐다. 백규정은 관심 밖이었다. 하지만 후반에 접어들면서 이변이 시작됐다. 전반에 1타를 줄이는데 그쳤던 백규정은 11번홀(파5)에서 87야드를 남기고 54도 웨지로 친 세 번째 샷이 그대로 홀로 빨려들어가 행운의 이글을 잡았다. 이어 12번홀(파3)에서도 10m 거리에서 칩인 버디를 잡아 홍란을 2타차로 추격했다. 4년 만의 우승을 노렸던 홍란은 14번홀(파4)에서 벙커샷을 그린 반대편 너머로 날려 버리는 바람에 한꺼번에 2타를 잃고 2위 그룹에 1타차로 쫓겼다. 백규정은 18번홀(파5)에서 두 번째 샷을 그린 가장자리에 떨어뜨린 뒤 퍼터로 홀 가까이 붙여 버디를 잡아내 홍란과 공동 선두(10언더파 278타)로 경기를 마감했다. 18번홀에서 치러진 연장전에서 백규정은 세 번째 샷을 홀 1.7m에 붙여 버디를 잡고 파에 그친 홍란에 대역전 우승을 일궜다. 올해 KLPGA 투어에 데뷔한 백규정은 시즌 세번째 우승을 메이저대회에서 수확하며 친구 김효주(19)와 함께 다승 부문 공동 선두에 올랐다. 우승 상금 1억4000만원을 받은 백규정은 시즌 상금 랭킹 4위(4억5300만원)로 올라섰다. 신인왕 포인트에서도 310점을 받아 이 부문 2위(1487점)에 자리했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