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절 연휴의 영향일까. 축제자체에 대한 관심일까.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에 관객들이 대거 모여들고 있다.
초청작 상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3일 오전 8시쯤. 부산 해운대구 우동에 위치한 영화의 전당은 이른 시간에도 북새통을 이뤘다. 매표소 앞에는 일찌감치 줄이 늘어섰다. 당일 현장판매분 티켓을 구매하려는 관객들이 몰리면서다. 내부와 외부에 마련된 두 곳 모두 마찬가지다.
내부 매표소 앞에 모인 관객 수십명은 임시 유도선을 따라 지그재그로 줄을 서 차례를 기다렸다. 함께 온 지인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영화 홍보 책자 등을 들여다봤다. 들뜬 표정으로 인증샷을 찍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외부 매표소는 예매 창구가 비교적 넉넉하게 마련됐다. 그런데 사정은 더했다. 끝을 찾기 힘든 줄이 늘어섰다. 어림잡아 100여m가 넘었다. 많은 인파에도 질서정연하게 예매가 이뤄지는 모습이었다.
예매 경쟁은 사실 개막식이 열린 전날부터 시작됐다. 2일 오후 10시쯤 매표소 앞에 ‘돗자리 부대’가 등장한 것이다. 이들은 창구 바로 앞에 돗자리를 펴고 짐을 풀었다. 티켓 예매를 위해 밤 새 기다리기로 작정을 하고 온 영화 팬들이었다. 부산의 차가운 밤바람도 이들의 열정을 식히진 못했다.
열기는 이미 예고된 것이었다. 지난달 25일부터 진행된 온라인 사전예매 때도 경쟁이 치열했다. 예매가 이뤄진 영화제 공식 사이트는 접속자가 몰려 티켓 오픈과 동시에 서버가 다운됐다. 10여분 뒤 서비스가 정상 재개됐지만 이후에도 인기작 티켓을 구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영화제는 2일부터 11일까지 열흘간 열린다. 전 세계 79개국에서 초청된 312편의 작품들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