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수 있겠다는 생각 들었다”… 노후화된 장비에 목숨 위협받는 소방관의 편지

“죽을 수 있겠다는 생각 들었다”… 노후화된 장비에 목숨 위협받는 소방관의 편지

기사승인 2014-10-08 11:24:57

구미 불산사고 당시 목숨을 걸고 구조 작업에 뛰어들어야 했던 소방관의 편지가 공개돼 네티즌들의 가슴을 울리고 있다.

머니투데이는 8일 “이철우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2012년 9월 발생한 구미 불산사고 당시 투입됐던 구조대원이 보낸 편지글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편지에서 119 특수구조단에 근무하고 있다고 밝힌 이 구조대원은 사고가 발생했을 때 노후화된 화학복을 입고 현장에 투입돼야했다고 전했다.

그는 “옷을 입으려고 박스에서 꺼내는데 고무제품이고 너무 오랜 기간 접혀 있다보니 서로 찐득하게 붙어서 옷을 입으면서도 불길한 느낌, ‘과연 (화학가스가) 차단이 되는 걸까 생각하면서도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적었다.

이어 “화학복을 입으면서도 막내 소방사를 보고는 ‘넌 여기 남아있으라’고 지시했다. 아무래도 당시 분위기가 여기서 잘못되면 죽을 수 있겠다 생각이 들었다”며 “그러나 막내가 죽어도 같이 죽자고 그러면서 화학복을 입을 때 가슴으로 눈물을 흘렸다”고 덧붙였다.

편지엔 “현장에 들어가는 대원들 소속 성명 이름을 말하고 들어가면서 잘못되면 5분 있다가 사망자 명단으로 뉴스 자막에 나올 수 있겠다 생각하니 부모님과 가족들, 친구들, 동료들 얼굴들이 슬라이드처럼 지나갔다”라는 내용도 있었다.

이철우 의원은 “목숨을 걸고 현장에 투입되는 소방공무원들에게 해줄 수 있는 건 좋은 장비를 구입하는 것”이라며 “소방장비 예산을 대폭 확대하고 지역 소방 관련 장비 격차를 없애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5월 119소방관들이 구조 활동을 할 때 사용하는 물품을 자비로 구입한다는 쿠키뉴스 보도 이후 소방공무원들에 대한 처우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소방관들에 대한 ‘국가직 전환’ 요구도 재차 일고 있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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