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카카오가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의 이용자의 사생활 보호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메시지 내용을 정부가 검열할 수 있다는 의혹으로 이용자의 이탈 현상이 가속화된 데 따른 특단의 조치로 보인다. 하지만 이용자들은 여전히 싸늘한 시선을 보냈다.

다음카카오는 8일 공지사항을 통해 “카카오톡의 프라이버시 모드를 추가하기 위해 단말기에 암호키를 저장하는 ‘종단간 암호화’ 기술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공지는 인터넷 웹페이지가 아닌 모바일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만 공개됐다.

공지에는 종단간 암호화를 적용한 뒤부터 메시지 내용을 풀 수 있는 암호키를 개인 단말기에 저장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용자의 단말기를 압수해 분석하지 않는 이상 서버에서 메시지 내용을 확인할 수 없다는 의미다. 비밀대화 기능은 연내 일대일 비밀 대화방을 통해 제공된다. 내년 1분기 안에 다수가 참여하는 그룹 비밀 대화방도 적용될 예정이다.

다음카카오는 또 연내 프라이버시 모드를 추가해 수신을 확인한 메시지가 서버에서 자동으로 바로 지워지는 수신확인 메시지 삭제 기능을 제공할 계획이다. 추가로 대화 송수신자가 모두 온라인 상태일 경우 서버에 대화내용 자체를 저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같은 개인정보 보호 강화 조치로 이용자의 신뢰를 얻고 정부수사기관의 이용자 정보요청에 대한 요청 건수를 공개하는 투명성 보고서를 정기 발표할 예정이라고 다음카카오는 강조했다. 다음카카오는 “혼란과 불안을 초래한 점을 머리 숙여 사과한다”며 “앞으로 이용자 정보보호를 최우선으로 하는 가능한 모든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SNS에서는 냉소가 쏟아졌다. 독일에 서버를 둔 메신저 텔레그램으로 대거 이탈하는 이용자들을 붙잡기엔 설명이 부족하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한 네티즌은 “오늘은 과거를, 지난 잘못을, 우리들의 실수를 돌아본다는 말인 듯한데 무엇을 돌아본다는 것인지에 대한 내용이 없다. 끔찍하게 어색하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