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은 한글 맞춤법 중 어느 단어가 가장 헷갈리시나요. 한글날을 맞아 의미심장한 글이 인터넷에 올라 소개합니다. 바로 방송에서도 자주 틀리고, 포털사이트, 심지어 어느 교과서에도 잘못 기술돼 있는 ‘되요’ ‘안 되요’ ‘돼지’ ‘안 돼지’에 관한 내용입니다. ‘돼요’ ‘안 돼요’ ‘되지’ ‘안 되지’가 옳은 표현이죠.
한글날인 9일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 방송에서 맞춤법을 잘못 표기한 장면을 캡처한 사진 이 열 장 넘게 게재됐습니다. ‘돼요’를 ‘되요’로 적어 틀린 게 많습니다. 이를테면 화장품 업체 이니스프리는 ‘믿을 수 있는 원료라 안심이 되요(돼요)’라는 광고 문구를 내보냈고, KBS 드라마 ‘연애의 발견’은 티저 영상에서 ‘뭐 해야 돼요?’라고 해야 할 것을 ‘모 해야 되요?’라고 표기합니다.
또 지난해 한글날엔 드라마 ‘신의’가 영화 ‘러브액츄얼리’를 인용한 스케치북 고백 장면을 연출하면서 ‘그래도 되요?(돼요?)’라고 내보내 눈살을 찌푸리게 했습니다.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jtbc 예능프로그램 ‘비정상회담’은 한 번이 아닌 여러 번 맞춤법이 틀려 눈총을 받았습니다. ‘솔직히 얘기해야 돼요’를 ‘솔직히 얘기해야 되요’로, ‘누구를 만났든 누구와 동거했든’을 ‘누구를 만났던 누구와 동거했던’ 등으로 잘못 쓴 것이죠.
예능프로그램과 드라마뿐 아니라 심지어 MBC 뉴스에서도 금연과 관련된 소식을 전하면서 ‘담배 한 개비 1달러에 되요?’라고 잘못 적었습니다. 이뿐 아니라 포털사이트와 쇼핑몰, 초등학교에 배포된 교과서도 ‘되’와 ‘돼’를 구분 못하고 있네요.
네티즌들은 “믿고 보는 방송에서 이렇게 틀린 맞춤법을 내보내는 건 심각한 문제”라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이들은 “이렇게 모아 보니까 ‘되요’가 맞는 것처럼 보일 지경” “암 걸릴 것 같은 자료” “뉴스와 교과서에서 잘못 쓴 건 정말 심했다” 등의 댓글을 달았습니다.
그런데 일부 네티즌들이 “발음이 똑같아 많이 틀리는데 표기법을 개정해서 둘 다 허용하는 게 좋지 않으냐”고 주장하면서 논쟁이 일었습니다. ‘짜장면’처럼 ‘되요’도 맞는 표기법으로 허용하자는 말입니다. 글쎄요.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감기 빨리 낳으세요’도 표준어 해달라고 할 기세”라는 한 네티즌의 일침이 눈에 띕니다.
구분법은 의외로 쉽습니다. 표기법상 ‘돼’는 ‘되어’의 줄임말이므로 ‘되’ 또는 ‘돼’가 들어갈 자리에 ‘하’를 넣어 말이 되면 ‘되’, ‘해’를 넣어야 말이 되면 ‘돼’를 쓰면 됩니다. ‘안 하’는 말이 안 돼도, ‘안 해’는 말이 되니까 ‘안 돼’가 맞습니다.
그렇다면 문제입니다. ‘뵙게 되서’가 맞을까요, ‘뵙게 돼서’가 맞을까요. ‘뵙게 하서’는 어색하지만 ‘뵙게 해서’는 자연스럽게 들리므로 후자가 정답입니다. ‘뵈요’가 아닌 ‘봬요’가 옳은 표현인 건 다들 알고 계시겠죠?
최근 맞춤법을 자주 틀리는 이성은 호감도가 떨어진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렇게 일반인들도 부끄러워하는 실수를 방송에서 하고 있다니 안타깝습니다. 맞춤법을 잘 지켜 아름다운 우리말을 살려나가도록 합시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