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중국 언론들이 “한국 인기 예능프로그램에서 ‘기미가요’가 흘러 나왔다”며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일본의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기미가요가 세계인의 관심을 받고 있는 한국 예능프로그램에 송출된 만큼 이번 일로 국가 이미지에 적잖은 타격을 받게 됐다.
산케이스포츠는 28일 “한국의 인기 예능프로그램 jtbc ‘비정상회담’에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노래 기미가요가 등장해 제작진이 공식사과 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음원 사용 경위에 대한 충분할 설명이 없었다는 점과 1회에서도 이미 사용된 적이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중국의 한류 연예매체인 한싱왕도 “한국 예능프로그램에 등장한 일본 국가가 사람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보도를 시나연예 등 많은 중국 매체들이 인용해 확대재생산 중이다.
지난 27일 방송된 비정상회담에서는 일본인 대표 테라다 타쿠야를 대신해 다케다 히로미츠가 출연했다. 그런데 그가 등장할 때 기미가요가 배경 음악으로 흘러나왔다. 기미가요는 천황의 시대가 영원하길 기원하는 의미를 담은 곡으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사용이 금지됐다가 1999년부터 일본의 국가로 다시 쓰이고 있다. 기미가요는 우리 역사의 아픈 기억이기도 하다.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는 기미가요를 조선인의 황민화 정책을 위해 하루에 1번 이상, 각종 모임이나 학교 조회시간 때 일장기 게양과 경례 뒤에 부르게 했다.
비정상회담 제작진은 “세계 각국 젊은이들을 한 자리에 모아 진솔한 이야기를 듣고 다양성을 알아가고자 했던 기획 의도에 따른 것이기는 했지만 각 나라의 상징에 대한 국민 정서와 역사적 의미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잘못을 인정한다”며 “제작진의 잘못에 대해 시청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사과했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