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신해철의 노래 ‘민물장어의 꿈’이 음원차트 상위권에 올랐다. 안타깝게 우리 곁을 떠난 그가 생전 ‘내가 죽으면 이 노래가 뜰 것’이라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많은 이들이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신해철은 2010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뜨지 못해 아쉬운 곡을 하나 꼽아 달라”는 질문에 “1999년 발표한 민물장어의 꿈”이라고 답했다. 신해철은 특히 “팬이면 누구나 알지만 뜨지 않아서 아쉽다”며 “이 곡은 내가 죽으면 뜰 것이다. 장례식장에서 울려 퍼질 곡이고 노래 가사는 내 묘비명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가 남긴 말대로 민물장어의 꿈은 28일 오후 4시 기준 소리바다·벅스·몽키3 등 7개 음원사이트에서 1위에 올랐다. 1위에 오르지 않은 음원사이트에서도 상위권에 랭크됐다. 신해철의 팬들이 특별한 추모 물결을 일으킨 결과다. 이들은 ‘민물장어의 꿈을 스트리밍 하자’는 의견이 담긴 글을 퍼트리며 동참을 독려했다. 지난 9월 걸그룹 레이디스코드의 멤버 고은비양이 교통사고를 당해 안타깝게 숨을 거뒀을 때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민물장어의 꿈은 신해철이 작사·작곡·편곡을 모두 맡았다. 2001년 8월 발매된 앨범 ‘락(樂) 앤 록’에 수록됐다. 스스로의 고뇌, 반성, 꿈에 대한 갈망 등을 담았다. 후렴구에서 신해철의 절규가 돋보인다.
노래는 ‘한 번만이라도 이를 수 있다면 나 언젠가/ 심장이 터질 때까지 흐느껴 울고 웃으며’ ‘긴 여행을 끝내리. 미련 없이 아무도 내게/ 말해 주지 않는 정말로 내가 누군지 알기 위해’라는 가사를 담고 있다. 죽음을 시적으로 풀어낸 듯한 인상을 준다.
신해철의 빈소는 서울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31일 오전 9시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