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해철 의료사고 가능성 배제할 수 없다” 유시민 전 장관 발언 파장

“신해철 의료사고 가능성 배제할 수 없다” 유시민 전 장관 발언 파장

기사승인 2014-10-28 19:36:55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이 가수 신해철이 의료사고를 당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해 파장이 일고 있다.

유 전 장관은 지난 27일 팟캐스트 방송 ‘노·유·진의 정치카페’에 출연해 “신해철이 S병원에서 받은 수술은 일반적인 장협착 수술이 아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유 전 장관은 “만약 장협착이라면 개복해서 잘라내야 했는데 입원해서 퇴원할 때까지 48시간이 안 될 수가 있냐”며 “심각한 수술이었을 리가 없다”는 논지를 펼쳤다.

유 전 장관은 이어 “S병원은 위밴드 수술이 주 종목”이라며 “의료사고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발표는 아산병원 측 의료진의 발표”라고 덧붙였다.

시나위 신대철은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기적을 일으키는 명의를 소개합니다”는 글과 함께 한 방송사 프로그램에 출연한 S병원 K 원장의 동영상을 링크했다. 이보다 앞선 25일에는 “병원의 과실이 명백해 보인다. 문 닫을 준비해라. 가만있지 않겠다”고 적어 의료분쟁을 예고했다.

신해철은 27일 오후 8시19분 저산소 허혈성 뇌손상으로 세상을 떠났다. 빈소는 28일 오전 서울 풍납동 아산병원 장례식장 23호에 마련됐다. 발인은 31일 오전 9시이며 장지는 서울 서초구 원지동 서울추모공원이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다음은 서울경제가 보도한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 발언 전문이다.

온갖 소문들, 특히 증권가 찌라시도 돌아다니고 있어서 우리가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을 몇 가지 챙겨볼 필요가 있다. 신해철씨는 개성이 강한 가수이기도 하고 열성팬이 많은 가수이기도 하다. 그냥 가수가 아니다. 사회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분으로서 자기 의견이 뚜렷한 분이다. 그래서 그런지 (신해철씨 상태에 대해) 관심이 큰 것 같다. 사실을 세 가지만 확인해보겠다. 첫 번째는 처음에 (신해철씨를) 수술한 S병원 측 입장. 두 번째는 신해철씨 기획사 KCA엔터테인먼트에서 나온 입장, 세 번째는 지금 입원하고 있는 아산병원 의료진이 발표한 내용. 이 세 가지만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이다.

우선 S병원은 수술한 걸 인정했다. 찌라시에선 나온 건(신해철씨가 의료사고를 당했다는 건) 다 거짓말이고 (의료사고라는 주장을 유포한 찌라시에)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얘기하고 있다. 여기(S병원 발표)에서 나온 내용은 “신해철씨가 장협착 수술을 받았다. 입ㆍ퇴원 과정에서 흉부 통증을 호소했다. 심정지 상태에 이르러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는 거다. “심장은 본 병원(S병원) 진료과목이 아니기 때문에 아산병원으로 이송했다. 환자 본인이 아무래도 연예인이라는 직업을 가진 만큼 병원 측에서 주의를 당부한 사항에 소홀했을 가능성은 있다”는 거다. 다른 내용도 있지만 이 내용이 핵심이다. 여기서 확인할 수 있는 건 S병원에서 장유착 수술을 받았고 그 수술을 받은 전후 과정에서 흉부 통증이 있었다는 거다. 그리고 심정지 상태에 이르렀을 때 병원에 있었고 일단 거기서 심폐소생술을 한 다음에 아산병원으로 보냈다는 거다. 이게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이다.

KCA엔터테인먼트에서 신해철씨 상태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일지가 나왔다. 병원에 처음 간 건 17일 오후였다. 신해철씨가 배가 아프다고 해서 분당에 있는 다른 병원에 갔는데 대기 시간이 길어서 서울 가락동에 있는 S병원에 가서 각종 검사를 한 다음 장협착에 관한 수술을 진행했다고 (일지에) 나온다. 다음다음날인 19일 오후 (S병원에서) 퇴원했다. 20일 새벽 수술부위 통증이 있었고 열이 약간 있어서 다시 그 병원(S병원)으로 가서 진료를 받고 나왔다. 그날 오후 다시 열이 많이 났다. 다시 S병원으로 갔고 다시 진료를 받은 다음 퇴원했는데 열이 나니까 ‘염증이 아니냐’고 물었더니 ‘복막염은 아니다’라는 진단을 받았다고 돼 있다. 이틀 후인 22일 새벽 복부와 흉부에 굉장한 통증을 느껴서 S병원에 (다시) 입원한다. 입원한 날 오후에 심정지가 와서 심폐소생술을 한 다음에 서울 아산병원으로 갔다.

그런데 이걸 보면 신해철씨가 받은 수술이 무슨 수술이었는지가 모호하다. S병원 측에선 ‘장협착 수술’이라고 했는데 신해철씨 기획사(가 내놓은 자료)에선 ‘장협착에 관한 수술’이라고 나와 있다. 장협착이라면 개복해서 잘라내야 한다. 장이 들러붙은 거다. 근데 입원하고 퇴원할 때까지 48시간이 안 된다. 검사받은 거 치면(검사받은 시간을 포함하면) 수술하고 나서 만 하루 지나고 퇴원한 거니까 심각한 수술이었을 리는 없다. 만 하루 만에 퇴원하는 게 가능한가. 장협착 수술이. 더군다나 S병원은 위밴드 수술이 종목이다. 주된 진료 특기다. 그리고 알려진 바로는 신해철씨가 2009년에 위밴드 수술을 받았다. 근데 이 병원에서 장협착 수술을 했다? 병원소개를 보면 장협착 수술은 진료 과목에 없다. 보통의 장협착 수술은 아닌 거 같다는 추측은 어느 정도 합리성이 있는 거 같다.

아산병원 의료진이 밝힌 바에 따르면, 기획사도 그 얘기를 했는데 아산병원에서 복강 내 장 수술, 심막수술을 했다고 나온다. 아산병원에서 한 얘기를 봐도 신해철씨가 이송돼 왔을 때 의식이 없었고 자가호흡이 안 됐고 동공반사 반응도 없었다. 그런 상태로 병원에 왔고 그래서 긴급히 진단한 결과 장협착, 장천공이 발견돼 개복수술을 한 걸로 나온다.

왜 심정지가 일어났느냐에 대해선 정확하게 밝혀지진 않았지만 대개 심장 내막, 심장을 둘러싸고 있는 막의 압력이 굉장히 컸다는 거다. 그게 장에서 가스가 분출되거나 그러면 (심장을) 압박을 하게 된다. 그랬을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심장전문의와 협진해 필요한 조치를 한 걸로 나온다.

패혈증에 대한 보도도 나오고 있다. 패혈증은 미생물 감염이다. 일반적으로 전쟁터나 부상을 당하면, 제대로 소독을 못하면 패혈증에 걸린다. 몸속에 있는 세균이 몸의 다른 부위를 감염시켰을 수도 있다. 장천공이 있었다면 패혈증에 걸릴 수 있다. 장에는 세균이 대단히 많기 때문에.

이런저런 걸로 볼 때 만약 S병원에서 장협착 수술을 했다면 왜 신해철씨가 아산병원으로 이송됐을 때 아산병원 진찰 결과 심각한 장협착이 또 발견이 됐냐는 거다. S병원에서 한 수술은 장협착과 관련이 있을 수는 있지만 일반적인 장협착에 관한 수술을 아니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지 않을까. 여기까지가 비교적 확실한 사항들이다. 다만 이것이 의료사고였을 가능성 이런 걸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룹 시나위의 신대철씨가 의료사고라고 단정적으로 이야기하는 멘션을 트위터에 올려서 문제가 되고 있긴 한데, 전후 사정을 볼 때 기획사에서도 정확한 경과를 다 얘기하지 않은 것 같다. S병원에서도 있었던 사실을 그대로 얘기한 것 같지는 않다.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발표는 아산병원 측 의료진의 발표다. 신해철씨 현재 상태에 대해 가장 정확하고 건조하게 발표했다. 현재 뇌사 판정을 한 건 아니지만 의식이 없고 동공반사도 없는 것으로 나와 있다. 굉장히 위중한 상태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제가 이걸 소개한 이유는 워낙 이런저런 많은 이야기들이 마구잡이로 돌아다니고 있어서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조금 기다려주는 그런 게 필요하지 않을까 해서였다. 저도 좋아하는 가수고 개인적으로 면도 있는데 참 그렇다.
김민석 기자 기자
ideaed@kmib.co.kr
김민석 기자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