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곽정은 “침대에서 어떨까” 발언… 마녀사냥에서 했다면 어떨까

[친절한 쿡기자] 곽정은 “침대에서 어떨까” 발언… 마녀사냥에서 했다면 어떨까

기사승인 2014-11-05 21:04:55
SBS ‘매직아이’ 방송 캡처

칼럼니스트 곽정은이 가수 장기하에게 한 ‘19금’ 발언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습니다. 문제가 발언은 “이 남자(장기하)는 침대에서 어떨까 상상을 불러일으킨다”입니다. 또 함께 출연한 로이킴에게도 “키스 실력이 궁금한 남자”라고 말했습니다. 어리고 순수하다는 게 이유였죠.

논란의 시작은 SBS 예능프로그램 ‘매직아이’ 4일 방송이었습니다. 다음날 인터넷은 ‘침대 발언’으로 화끈 달아올랐습니다. 많은 네티즌들은 “여자가 상상하면 무죄, 남자가 상상하면 유죄인가?” “방송을 보는 동안 너무 불편했다” “남자가 저 발언했으면 성희롱 혐의로 ‘철컹철컹’” “프로그램 제작진은 사과문 띄워라” 등의 댓글을 달며 비난했습니다.

그런데 일부는 “시원한 발언 한번 했다고 마녀사냥이라니”라거나 “우리나라는 성적으로 너무 폐쇄적인 듯” 등의 댓글로 곽정은을 옹호했습니다. 성적인 코드를 내세워 인기를 끌고 있는 jtbc 예능프로그램 ‘마녀사냥’의 영향 때문일까요. 한 네티즌은 “여긴 지상파 방송인데 좀 더 조심할 필요가 있지 않았나”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침대 발언을 30대 남성 칼럼니스트가 또래 여성 연예인에게 했다면 그냥 넘어갈 수 있는 문제였을지 생각해보면 답이 나옵니다. 예상컨대 지금보다 훨씬 더 시끄러운 사회적 논란으로 번졌을 겁니다. 아마도 그 남성은 ‘파렴치한’으로 몰려 칼럼니스트 생명이 끝남과 동시에 사회적 매장을 당했을지도 모릅니다.

이번 일도 쉽게 넘어가진 않을듯합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5일 “문제가 되는지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매직아이 제작진 측도 프로그램 폐지를 결정했습니다. 매직아이는 저조한 시청률을 회복하기 위해 지난 7월 김구라·문희준 등 MC를 교체하며 포맷을 수정했지만 결국 오는 18일 막을 내리게 됐습니다.

곽정은은 마녀사냥에서 거침없는 입담을 뽐내 유명세를 탔습니다. 마녀사냥은 남녀 간 애정 문제에 대해 솔직한 이야기를 나누는 ‘19금’ 프로그램입니다. 이번에 문제가 된 발언과 비슷한 수위는 여러 차례 등장했습니다. 불쾌감을 주지 않는 선에서 줄타기하고 있죠. 그래서 곽정은이 마녀사냥에서 해당 발언을 했어도 논란이 됐을까 반추해보면 고개가 갸웃거려지긴 합니다. 곽정은의 말이 문제가 되는 건 근본적으로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이라는 환경의 차이 때문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모르긴 몰라도 마녀사냥 제작진도 이 사안을 숨죽인 채 지켜보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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