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대망의 통합우승 4연패에 1승만을 남겨뒀다. 삼성은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5차전에서 숨 막히는 투수전 끝에 넥센 히어로즈에 2대1 신승을 거뒀다. 넥센은 시리즈 전적 3승 2패를 기록했다.
양팀은 헨리 소사와 벤 덴 헐크의 호투에 눌려 경기 중반까지 이렇다 할 찬스를 잡지 못했다.
6회초 넥센이 정규시즌에서 전인미답의 ‘200안타’ 고지(201안타)를 밟은 서건창이 오랜 만에 해결사 역할을 해주며 선취점을 얻었다.
서건창은 박헌도의 좌전 안타, 박동원의 희생 번트로 맞은 1사 2루 기회에서 1,2루 간을 꿰뚫는 우전 적시타로 박헌도를 불러 들였다.
삼성은 8회말 절호의 찬스를 맞았지만 넥센의 마무리 손승락을 빛내주기 위한 ‘무대 준비’에 그치고 말았다.
넥센이 시소게임에서 ‘굳히기 카드’의 선봉장으로 내보낸 조상우는 8회말 흔들리기 시작했다.
조상우는 선두타자 채태인에게 중전 안타, 최형우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했고 이승엽 마저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내 무사만루 위기를 내줬다. 삼성이 이날 경기에서 맞은 가장 좋은 기회였다.
여기서 넥센은 손승락을 조기 투입했고 ‘불끄기 쇼’가 본격적으로 펼쳐졌다.
손승락의 첫 상대는 한국시리즈 4차전까지 13타수 1안타(0.077)로 부진했던 박석민. 박석민은 이날도 첫 타석 볼넷 외에 2타수 무안타에 그치고 있었다. 손승락은 박석민을 내야 플라이로 잡아 주자들을 묶어놨다. 이어 손승락은 부담을 안고 타석에 들어선 박해민을 1루수 땅볼로 유도해 채태인을 홈에서 아웃시켰고, 대타 이흥련을 2루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무사만루에서 1점도 내주지 않는 철벽 투구를 과시했다.
하지만 삼성 타선은 자신들이 마지막 순간까지 ‘조연’이 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손승락은 9회말 마지막 수비 1사 후 유격수 강정호가 실책을 범하고 채태인에게 우전 안타를 맞아 2사 1,3루 위기를 맞았다.
여기서 이날 최고의 하이라이트가 펼져쳤다. 넥센이 자랑하는 마무리 손승락과 삼성이 자랑하는 거포 4번 타자 최형우(사진)의 맞대결이 펼쳐진 것. 승리는 ‘창’ 최형우였다. 최형우는 2스트라이크 2볼에서 1루 선상을 날카롭게 타고 날아가는 2루타로 주자 2명을 모조리 불러들이며 경기를 끝냈다.
넥센 선발 소사는 최고 157㎞에 이르는 직구와 슬라이더를 적절히 배합하며 삼성 타선을 6.2이닝 동안 4피안타(3볼넷) 7탈삼진으로 틀어막았지만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벤 덴 헐크도 7이닝을 5피안타(무사사구) 5탈삼진으로 막는 호투를 선보였다. 8회에 등판해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삼성 두 번째 투수 안지만이 승리투수가 됐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