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 왼손 에이스 김광현(26·SK 와이번스)이 미국 무대 진출에 장애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응찰 구단의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 최고액이 너무 낮은 것 아니냐는 추측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SK는 11일 오전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포스팅 최고액을 전달 받은 직후 내부 논의에 들어갔다. SK는 수용 여부를 이날 중으로 발표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SK가 공식 입장을 전한 것은 아니지만, 바로 이 점이 예상 외로 낮은 금액일 수 있다는 근거가 되고 있다.
김광현이 최근 메이저리그 진출을 공식 선언하는 기자회견에서 가장 강조한 것이 “돈이 아닌 꿈을 쫓기 위해”였다. “선발이든 불펜이든 나를 원하는 팀이라면 보직에 연연하지 않겠다”고도 밝혔다.
그만큼 김광현은 빅리그 마운드를 밟을 수만 있다면 조건은 크게 상관하지 않겠다는 뜻을 확고히 한 것이다. SK도 김광현의 이런 의지를 존중해 ‘합당한 대우’만 나온다면 미국 진출을 허락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와 관련해 미국 스포츠 블로거 웹진 ‘블리처 리포트’는 10일 김광현의 포스팅 액수에 대해 1000만달러 정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년 전 LA 다저스에 입단한 류현진(2573만7373달러33센트·당시 환율 약 280억원)에 비해 절반도 안 되지만 김광현의 국내 기록이나 부상 경력 등을 감안했을 때 이미 예상된 것이다.
여기에 전문가들은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김광현을 4~5선발이 아닌 불펜으로 보고 있다면 포스팅 금액은 500만달러 정도가 나올 것이라고 봤다.
결국 김광현이 “돈이 아니라 꿈” “보직은 상관없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마당에 500만~1000만달러만 나왔다면 SK로선 수용 발표를 늦출 이유가 없다는 결론이 나오는 것이다.
김현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