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자옥하면 공주를 떠올립니다. 그러나 집에서는 절대 공주같은 행동을 보인 적이 없어요. 자식에게 야단칠 때는 야단치는 그런 어머니였죠”
김자옥의 남편인 가수 오승근이 17일 오후 서울 반포동 서울성모병원 로비에서 취재진과 만나 세상을 먼저 떠난 아내에 대한 소회를 털어놨다.
오승근은 “집에서는 아내로 또 아들의 어머니로 항상 똑같이 주부같이 행동해왔고 여태껏 그래 왔다. 연기할 때는 할머니도 하고 어머니도 하고 그전에는 공주 역할도했지만 절대로 집에서는 그런 거 없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아직 옆에 있는 것 같고 봐서 없으면 집에 있는 것 같고 또 어디선가 꼭 있을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든다”며 “아내가 여러분의 사랑으로 천국의 문을 열고 들어간 것 같다”고 심정을 밝혔다.
특히 김자옥이 아들의 결혼식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데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오승근은 “아들이 다음해 3월에 결혼한다. 결혼 날짜를 받아놨다. 아내가 그 결혼을 보고 싶다고 했는데 참석하지도, 보지도 못하고 그렇게 간 게 너무 안타깝다. 마지막으로 그 얘기를 들었을 때 ‘힘내라, 힘내라’고 했었는데 결국 그렇게 갔다. 한 이틀 정도 혼수상태에 있었기 때문에 그 뒤로는 대답을 듣지 못했다. 정말 편안히 갈 수 있도록 제가 책임지겠다고 얘기하자 그냥 눈을 깜빡깜빡하는 게 아직도 아른하다. 그게 마지막 날이었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조금 먼저 가는 것뿐이지 누구나 다 가는 거니깐 편안한 마음으로 가라고 제가 손을 꼭 붙들고 이마에 입맞춤했다. 그렇게 ‘잘 가라’고 했다”고 떠올렸다.
오승근은 또 “투병한 건 6년 6개월 정도이니 거의 7년이었다”며 “의지가 강해서 투병하면서도 드라마를 한 5편 정도 이상 했고 연극도 했다. 또 해외 로케이션 촬영도 했기 때문에 본인도 이렇게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갑자기 당한 일이라 본인도 나도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아내가 다리가 아프다고 하면 다리 주물러 주고 배고프다고 하면 밥 주고 그렇게 병간호 했다. 나와 단둘이 있을 땐 울고 싶어했다. 아픔을 그다지 많이 참지 못하는 성격이라 그럴 때마다 참 힘들어했던 기억이 있다”고 덧붙였다.
고인의 발인식은 19일 오전 8시30분 엄수될 예정이다. 서울 원지동 추모공원에서 화장된 뒤 경기도 분당 메모리얼 파크에서 영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