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입단테스트만이라도” 조르던 신고선수, 최고가 되다…MVP 서건창의 인생 스토리

[프로야구] “입단테스트만이라도” 조르던 신고선수, 최고가 되다…MVP 서건창의 인생 스토리

기사승인 2014-11-18 15:28:55
넥센 히어로즈 제공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 서건창(25·넥센 히어로즈)이 2014년 최고의 선수로 우뚝 섰다.

서건창은 18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 컨벤션센터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최우수선수(MVP)·최우수 신인선수 및 부문별 시상식에서 최고 영예인 MVP로 선정됐다.

프로야구 취재기자단 투표 결과 서건창은 총 유효표 99표 중 77표를 얻어 박병호(13표), 강정호(7표) 등 팀 동료를 압도적 차이로 제쳤다.

2012년 최우수 신인선수상을 받았던 서건창은 류현진(LA 다저스)에 이어 한국프로야구 사상 두 번째로 신인왕과 MVP를 모두 차지한 선수가 됐다. 류현진은 한화 이글스 소속으로 한국프로야구에 데뷔한 2006년에 신인상과 MVP상을 한꺼번에 거머쥐었다.

서건창은 트로피와 3600만원 상당의 기아자동차 K7을 받는다.

서건창은 올해 한 시즌 200안타(210안타), 최다 득점(135개) 신기록도 세우는 등 한국 프로야구사를 새로 썼다. 최다안타, 득점뿐만 아니라 타율(0.370)에서도 1위를 차지했고 도루(48개) 3위, 출루율(0.438) 4위에 오르는 등 넥센의 톱타자로서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서건창의 야구 인생은 한 편의 영화와도 같다.

서건창은 2008년 광주일고를 졸업하고 신고선수로 LG 트윈스에 입단해 ‘1타석 1삼진’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기고 방출됐다. 서건창은 일단 병역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판단, 다른 팀을 알아보지 않고 ‘일반병’으로 군 복무를 마쳤다.

2011년 9월 제대한 서건창은 “테스트만이라도 받게 해달라”며 여러 구단을 돌아다녔지만 거절 당했다. 그러던 중 넥센이 공개 입단 테스트를 시행했고, 서건창은 20명의 지원자 중 유일하게 통과하며 넥센 유니폼을 입게 됐다.

그가 2012년 넥센에서 처음 받은 등번호는 경기에 나서는 선수들에게는 볼 수 없는 ‘111’이었다. 이는 언제든지 팀이 나가라면 나가야 하는 ‘후보 중의 후보’라는 의미였다.

서건창은 스프링캠프에서 이를 악 물었고, 김시진 당시 넥센 감독과 박흥식 타격코치가 그의 재능을 발견했다.

2012년 4월 7일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개막전. 서건창의 등번호는 ‘14’로 바뀌었다. 이날 2루수·9번 타자로 출전한 서건창은 0대1로 뒤진 5회 2타점 역전 결승타를 터뜨렸다. 그의 장밋빛 미래를 알려주는 신호탄이었던 셈이다.

서건창은 당당히 넥센 주전 2루수로 자리 잡았고, 그해 신인왕을 차지했다. 서건창은 자만하지 않고 올해 타격 자세를 바꾸는 등 더 나은 선수가 되기 위해 꾸준히 노력했고 마침내 최고의 자리까지 올랐다.

서건창은 “예전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영광스러운 자리에 섰다. 저를 홀로 키워주신 어머니를 생각하면서 절박함 속에 야구를 했다. 어머니께 꼭 효도하겠다”며 “백천간두 진일보라는 말처럼 한 단계 더 나아가 발전하는 선수가 되겠다. 내 자신을 속이지 않고 늘 최선을 다해 팬들을 흥분시키는 게임 메이커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서건창이 MVP를 수상하면서 장종훈 코치(1991·1992년), 박경완 SK 와이번스 육성총괄(2000년)에 이은 세 번째 신고선수 출신 MVP가 배출됐다.

김현섭 기자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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