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학생들이 거칠게 행동하거나 잘못된 판단으로 사고를 부르면 거친 비난이 쏟아집니다. “우리 땐 안 그랬는데”라거나 “요즘 것들 버릇없다”는 말이 꼭 뒤따르곤 하죠. 그렇게 욕을 하는 것으로 직성이 풀리면 괜찮은 걸까요?
아이들은 어른들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이들의 행동을 보면 부모가 어떤 사람인지 예상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것은 대개 들어맞습니다.
네티즌들로부터 꾸준히 주목받고 있는 해외 광고 영상이 있습니다. 오스트레일리아 정부가 2006년에 만든 공익광고입니다. 제목은 ‘Children see. Children do’, ‘아이들은 본 대로 행동 한다’는 뜻을 담았네요.
영상을 보면 부모를 뒤따르는 자녀들이 부모의 행동을 그대로 따라합니다. 부모가 길에서 담배를 피운 후 꽁초를 버리면 자녀도 담배를 피운 후 꽁초를 버리고, 부모가 곤경에 처한 사람을 지나치면 자녀도 그냥 지나칩니다. 쓰레기를 버리면 쓰레기를 버리고, 동물을 괴롭히면 함께 괴롭힙니다. 마지막으로 남편이 아내를 함부로 대하니 아들 역시 어머니에게 주먹을 휘두르네요.
폭력성이 높은 사람은 폭력적이거나 권위적인 분위기의 가정에서 자랐을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한결 성숙된 부모가 되기 위해선 폭력적인 방법을 쓰지 않고,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하는 모습을 자녀에게 보여줘야 합니다.
이 영상이야말로 한국 지상파 채널에 방송될 필요가 있는 공익광고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