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이 최근 일고 있는 자유계약선수(FA) 거품 논란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서재응 선수협 회장은 2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선수협 정기총회를 마친 뒤 FA 과열 문제에 대해 “금액을 볼 때 80억~90억원이라고 하지만 1년에 이 돈을 모두 쏟아붓는 게 아니다”라면서 “대부분 4년 계약으로, 4년 동안 이걸 나눠서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 회장은 이어 “아시다시피 우리나라 FA 기한이 다른 나라에 비해 길다”면서 “FA 규정을 한국야구위원회(KBO) 단장 회의에서 조금만 바꾼다면 과열 문제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 “구단이 원해서 선수를 데려간 것”이라며 “구단이 그 선수를 원해서 그 금액을 제시한 것을 선수들이 수용한 것인데, FA와 관련해서 잘못된 보도가 많이 나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선웅 선수협 사무국장도 “FA 거품, 과열 등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오히려 구단이 비용을 낮추기 위해 우선 협상, 보상 선수, FA 취득 기간 등을 불공정하게 만들면서 선수들의 공급을 막아서 빚어진 문제”라고 지적했다.

선수협 주장의 골자는 현재 9년(대졸 선수 8년)인 FA 자격취득 연한을 단축하면 시장공급이 늘어나고, 이것이 FA 과열 문제의 개선책이라는 것이다.

박충식 선수협 사무총장은 “선수협의 입장은 FA 취득 기간을 줄여달라는 것이다. 결의사항은 아니고 FA에 관련된 규정에 대해 KBO와 협상하고 있다”며 “현재 6~7개월 정도 협상 중인데 긍정적인 부분도 있고, 공감대가 형성된 부분도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밖에 선수협은 비활동기간 선수 단체 훈련 금지 규정을 재확인했다.

KBO 규약상 12월 1일부터 이듬해 1월 15일까지는 비활동기간으로 어떠한 단체훈련이나 전지훈련이 허용되지 않고, 선수들은 1월 15일 이후부터 훈련 참가가 가능하다. 각 구단이 전지훈련 출국일을 1월 15일로 맞춘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서 회장은 “선수협에서는 12월 1일부터 1월 15일까지 재활 선수도 예외 없이 단체 훈련에 참가할 수 없도록 결정을 내렸다”면서 “실제로 발견된다면 해당 구단을 공개하고 벌금을 물릴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재활 선수의 구단 훈련은 용인해왔으나 이번부터는 재활 선수들도 비활동기간 훈련 금지에 포함된다고 서 회장은 덧붙였다.

김현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