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부사장 복귀 전제 사퇴…사과 없어 아쉬워”

“조현아 부사장 복귀 전제 사퇴…사과 없어 아쉬워”

기사승인 2014-12-09 21:01:03
사진=대한항공 제공

견과류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비행기를 되돌려 승무원을 내쫓은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이 결국 모든 보직에서 물러났다.

‘대한항공을 타지 말자’는 주장이 이는 등 여론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하자 아버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9일 외국 출장에서 귀국한 직후 조 부사장의 퇴진을 결정했다.

조 부사장은 전날 땅콩 리턴 사건에 대해 회사가 대신 사과했다. 전날 밤 대한항공은 뒤늦게 낸 입장자료에서 조 부사장의 행동이 지나쳤다며 사과했지만 잘못을 승무원에게 돌렸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트위터에 “여기가 북조선이냐”고 비난했고 새정치민주연합 박수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대한항공은 사과문을 냈지만 반성은 없이 승무원에게만 책임을 넘기는 갑(甲)질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여러 국회의원들이 이날 조 부사장 사건에 대한 엄정한 조사와 처벌을 촉구하는 등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이런 상황에 조 회장은 어쩔 수 없이 큰딸을 퇴진시킨 걸로 보인다.

조 부사장은 기내 서비스와 호텔사업부문 업무에서 손을 떼지만 부사장 직함과 등기이사 자리는 유지한다. 칼호텔네트워크, 왕산레저개발, 한진관광 등의 대표이사도 계속 맡는다.

한 대한항공 직원은 “모든 보직에서 물러나기로 한다는 말을 있는 그대로 믿는 사람은 많지 않다”며 “임시방편 조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재계 한 관계자도 “보직만 내려놨다는 건 (업무) 복귀를 전제로 한 것으로 보인다”며 “언젠가 복귀할 거면 이미지 관리를 위해서도 국민이 원하는 대로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는 것이 좋을 텐데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이 아쉽다”고 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자기가 맡은 부분에서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국민과 고객에게 책임지고 물러나는 것”이라며 “빨리 회사가 정상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최지윤 기자 jyc89@kmib.co.kr
최지윤 기자 기자
jyc89@kmib.co.kr
최지윤 기자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