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청와대 문건 유출 혐의 경찰 2명 체포…수사 속도

검찰, 청와대 문건 유출 혐의 경찰 2명 체포…수사 속도

기사승인 2014-12-09 23:40:55
사진=곽경근 선임기자

비선실세로 알려진 정윤회씨의 국정개입 의혹과 관련 문건 유출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9일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의 문건을 유출한 혐의로 최모, 한모 경위 등 서울지방경찰청 정보분실 소속 경찰관 2명을 자택에서 체포했다.

검찰에 따르면 최 경위 등은 정윤회 문건을 작성한 박관천 경정이 청와대 파견 해제 후 자신이 작성한 보고서를 서울청 정보분실로 옮겼을 때 문건을 빼내 외부로 유출한 혐의다.

검찰이 전날 김춘식 청와대 행정관과 박관천 경정, 비밀회동 제보자인 박동열 전 대전지방국세청장을 3자 대질 신문하면서 비밀회동이 존재하지 않았던 것으로 가닥을 잡은 뒤 수사의 무게중심을 문건 유출 쪽으로 전개시키고 있다.

검찰은 지난 2일 박 경정의 자택과 근무처인 도봉서 등을 압수수색하며 이날 체포한 두 경위의 자택도 압수수색해 문서 유출과 관련된 물증을 확보했다.

검찰은 두 사람이 올 2월 박 경정이 정보1분실로 옮겨 놓은 것으로 알려진 청와대 문건을 복사해 복수의 경로를 통해 언론사 등 외부로 유출한 것으로 봤다.

문건들 중 작성자가 공직기강비서관실 또는 민정수석실(공직기강)로 돼 있는 VIP 방중 관련 현지 인사 특이 동향, ○○○ 비서관 비위 연루 의혹보고 등은 외부로 유출된 정황이 확인됐다.

검찰은 올초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 문건 내용이 일부 언론에 보도된 것도 두 사람이 유출한 문건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이들을 상대로 문건 입수 경위와 다른 경찰관들과의 공모 여부 등을 집중 조사 중이다.

검찰은 10일 중 이들 경찰관에 대해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세계일보는 지난 4월 청와대 행정관의 비리 의혹 관련 공직기강비서관실 문건을 보도했다. 검찰은 정윤회 문건이 세계일보에 보도되는 과정에서 두 경찰관이 연루됐을 가능성도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최 경위 등 경찰관들로부터 청와대 문건을 넘겨받은 한화 경영기획실 소속 차장급 직원 A씨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고 그를 참고인 자격으로 임의동행해 문건 유출 과정을 밤늦게까지 조사했다.

대관업무를 하는 A씨는 평소 정보 담당 경찰관들과 친분이 있었고, 수개월에 걸쳐 정윤회 문건 등 청와대 문건을 넘겨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청와대 외부로 유출됐다가 회수된 문건 100여건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임의제출 형식으로 확보했다. 문건 중에는 박 경정이 작성한 정윤회 문건도 포함됐다.

검찰은 이날 박동열 전 대전지방국세청장과 박 경정을 다시 불러 조사했다. 박 전 청장은 지난 7일부터 사흘 연속 조사받았고 이날 오후 10시쯤 귀가했다.

검찰은 두 사람을 상대로 첩보의 출처를 집중 추궁한 결과 박 전 청장 이외의 제보자는 없는 것으로 잠정 결론 내렸다. 검찰 관계자는 “추가 제보자가 있을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고 전했다.

최지윤 기자 jyc89@kmib.co.kr
최지윤 기자 기자
jyc8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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