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음주는 항문 주변 혈관을 확장시켜 혈전성 치핵을 유발합니다.
실제 술자리가 많은 연말은 치질 환자가 많아지는 기간이기도 한데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2월부터 2월까지 발생한 치질 환자 수는 가을철인 9월에서 11월 환자 수보다 약 50%가량 많았습니다.
치질의 일종인 치핵은 항문 안쪽 혈관이 늘어나 혈관을 덮고 있는 점막이 빠져 나오는 증상을 말합니다. 그 중 기온의 영향을 많이 받는 혈전성 치핵은 겨울철 추운 환경에 항문이 장시간 노출될 때 모세혈관이 수축하면서 정맥의 혈액순환이 잘 이뤄지지 않아 발생합니다.
특히 추운 날씨에 술을 많이 마시면 정맥이 갑자기 확장되면서 혈관에 피가 몰려 혈액 찌꺼기가 뭉치는 혈전이 생기고 그 덩어리가 항문 밖으로 말려 나오는 급성 혈전성 치핵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술자리에서 자주 먹는 안주도 치질에 악영향을 끼치는데요. 맵고 기름지고 짠 고콜레스테롤 음식은 소화가 잘 되지 않아 변비와 설사를 유발하고 항문을 자극해 치질을 촉진시킵니다.
치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변기에 10분 이상 앉아 있지 않은 배변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가급적 차가운 장소와 딱딱한 의자를 피하고 하루에 5~10분 정도는 온수좌욕을 해서 항문 주위의 청결상태를 유지하면 혈액순환에 도움이 돼 급성 혈전성 치핵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민상진 메디힐 병원장은 “평소 혈전성 치핵이 작을 때는 배변에 지장이 없지만, 추운 날씨로 딱딱하게 굳거나 커지면 말할 수 없는 통증을 경험할 수 있으니 조금이라도 불편하거나 같은 부위에 자주 재발하는 경우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김단비 기자 kubee08@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