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별세한 고(故) 신해철이 가족, 동료, 팬들과 다시 한번 작별인사를 나눴다.
14일 오후 신해철의 유해가 안치된 경기도 안성 유토피아추모관에서는 고인의 팬클럽인 ‘철기군’ 주도로 열린 ‘마왕 고 신해철 팬과 함께 하는 49재 추모식’이 열렸다. 추모식에는 아내 윤원희 씨와 두 자녀 등 유가족과 밴드 넥스트 멤버들, 팬클럽 회원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추모식은 넥스트 보컬 이현섭의 고인 약력 소개로 시작해 팬 대표의 추모사 낭독, 49재 예식, 헌화식, 추모곡 제창, 추모 풍선 날리기 등의 순으로 치러졌다.
추도식 내내 의연하게 버티던 고인의 아내 윤원희씨가 눈물을 보여 보는 이들의 안타까움을 더했다. 예식실 앞에는 고인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기 위한 팬들의 긴 줄이 늘어섰다. 이후 참석자들은 추모관 내 하늘중앙공원으로 자리를 옮겨 ‘민물 장어의 꿈’을 합창했다. 고인이 “내 장례식장에 울려 퍼질 곡이고 노래 가사는 내 묘비명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노래다.
팬들은 고인을 기리는 의미로 고인이 평소 좋아하던 색깔인 보라색 리본을 가슴에 달았다. 하늘공원에 있는 ‘신해철 영생목’에 미리 준비한 추모 메시지를 매다는 것으로 추모식을 마무리했다.
실내 납골당에 있는 고인의 유해는 내년 2월께 밖으로 이장한다. 유가족과 팬클럽은 이장지에 고인의 추모비를 건립할 예정이다.
팬클럽은 사전 행사로 추모관 본관에 고인의 사진과 과거 어록을 담은 패널을 전시하기도 했다. 팬 대표로 고인의 명복을 빈 홍옥기 씨의 추도사가 긴 여운을 남긴다.
“그와 나눌 이야기와 하고픈 일이 많은데 우리에게 남겨진 시간이 없다는 것이 아픕니다. 그에게 받은 것들과 빚진 것들이 너무나 많은데 어떻게도 갚을 수 없다는 게 아쉽습니다. 이곳의 아픔과 무거움은 내려놓고 좋은 기억만을 간직하고 가길 바랍니다. 우리는 당신의 수많은 음악과 격려의 말들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당신과 동시간대를 살아가며 당신의 팬이 될 수 있었음이 감사하고 행복했습니다. 사랑합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