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人터뷰] ‘기술자들’ 김우빈 “힘들어도 안 죽어요. 감사함이 다 이겼어요”

[쿠키 人터뷰] ‘기술자들’ 김우빈 “힘들어도 안 죽어요. 감사함이 다 이겼어요”

기사승인 2014-12-24 02:27:55
사진=싸이더스HQ 제공

배우가 되기 전 김우빈(25)은 단지 런웨이에 서는 것이 좋았다. 연기엔 관심조차 없었다. 그런데 이젠 그가 메인인 대형포스터가 영화관에 걸린다. 스타가 된지 이제 1년. 갑작스러운 변화를 그는 무던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김우빈은 24일 개봉하는 영화 ‘기술자들’ 홍보에 한창이다. 상영관 무대인사를 위해 전국을 돌고 있다. 원톱 주연을 맡은 첫 작품이기에 남다른 의미가 있을 것이다. 내용이나 분량에서 그의 비중이 절대적이다. 개봉을 앞두고 초조할 법도 한 상황이다. 하지만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의외로 차분한 모습이었다.


“기술자들을 선택한 이유요? 하나를 꼽긴 좀 그렇고…. 일단 시나리오가 흥미로웠어요. 감독님과의 미팅에서 인물들의 숨겨진 이야기나 캐스팅에 대한 설명을 듣고 마음을 굳혔죠. 또 이렇게 여러 좋은 선배님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이 기회를 마다할 이유가 있을까. 배우면서 참 좋은 과외 받을 수 있겠다 (싶었어요). 많이 배웠고 감사한 시간들이었어요. 행복했어요.”

기술자들은 금고털이를 위해 만난 일당이 예기치 않게 인천세관을 노린 대규모 범죄에 연루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범죄액션 영화다. 극중 김우빈은 명석한 두뇌를 지닌 금고털이 지혁 역을 맡았다. 모든 사건이 주인공 지혁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지혁은 인력조달 능력자 구인(고창석)과 최고의 해커 종배(이현우)의 리더가 돼 작전을 총괄한다.


극중 전개가 다소 김우빈에겐 부담스러웠을 수 있다. 기대어린 시선과 무거운 책임감이 모두 그에게 쏠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우빈은 “현장에서 그냥 배우는 마음으로 조금 더 편안하게 하면 좋은 작업, 좋은 여행 갔다 올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며 웃었다.

그는 “글(시나리오) 처음 보면서 부담스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선배님들이 그 부담감을 떨쳐낼 수 있게 잘 이끌어 주실 거라는 생각을 했다”며 “(실제로 선배들이) 감싸주시고 지켜주시고 받쳐주셨다. 참 감사하다”고 말했다.

작품에 함께 출연한 연기 10년차 동생 이현우(21)에게도 “사적인 자리에서는 따뜻하고 애교 많은 순한 동생인데 역시 경력은 무시 못 하더라”며 “나이는 어리지만 작품 해석능력, 몰입력, 집중력이 뛰어나 참 배울 게 많은 친구고 선배였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김우빈의 연기경력은 4년이 좀 안됐다. 모델 생활을 하다 2011년 KBS2 ‘화이트 크리스마스’, MBN ‘뱀파이어의 아이돌’ 등에서 연기 맛을 처음 봤다. 이후 KBS2 ‘학교 2013’(2012), SBS ‘신사의 품격’(2012)에서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188㎝ 장신에 특이한 마스크를 지닌 낯선 신인배우가 연기까지 곧잘 하니 자연히 이목이 쏠렸다. 점점 높아지던 관심은 SBS ‘상속자들’(2013)에서 정점을 찍었다.

“많은 분들이 이전보다 많이 알아봐주시고 관심 가져주시고 응원해주시죠. 그리고 제가 가지고 있는 것보다 더 큰 일들을 맡겨주셨고요. 기회를 주셔서 참 감사하죠. 물론 사람이니까 체력적으로 지치는 부분도 있어요. 차 안에서 이동할 때 참 힘들더라고요. 잠을 못자고 여러 스케줄을 소화하다보니. 근데 현장에 가서 ‘안녕하세요’ 인사하는 순간 다 풀리더라고요. 감사함이 그걸 다 이겼나 봐요. 행복한 게 힘든 걸 이겨내더라고요. 참 신기하더라고요. 다 할 수 있더라고요. 그 많은 일들을.”


‘상속자들’ 방영 당시 김우빈의 인기는 대단했다. 냉정해보이지만 가슴 속에 상처를 안고 있는 영도라는 캐릭터가 워낙 매력적이긴 했다. 하지만 역할을 능청스럽게 소화한 김우빈이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잠깐 등장하는 장면에서조차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냥 얻은 결과는 아니었다. 그 나름의 고민과 노력이 숨어있었다. 김우빈은 “선택의 폭이 좁고 선택 받는 입장이었던 때는 내 씬을 만들고 싶었다”며 “장면이 많이 없어 더 치열했던 것 같다. 욕심이었지만 내고 싶었고, 또 냈어야 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지금은 좀 달라진 것 같다”며 “기술자들을 하면서 ‘작품 전체를 볼 줄 아는 배우가 정말 좋은 배우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쯤 되니 “너무 바람직한 청년 아니냐”는 투정이 절로 나왔다. 그러자 김우빈은 시선을 떨어뜨리고 “애늙은이 같죠? 제가 원래 좀 재미없어요”라며 쑥스러운 듯 웃었다. 영화 속 철두철미한 지혁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공식석상에 나설 때마다 화제가 되는 스타의 모습은 더더욱 찾기 어려웠다. 평범한 일상을 즐기는 그에게 순식간에 얻은 엄청난 인기가 어색하고 당황스럽진 않았을까.

“너무 빨리 사랑을 받아서 책임감이 되게 많이 생기는 것 같아요. 저를 믿고 큰일들을 맡겨주셨기 때문에 배신하고 싶지 않았어요. 지금도 그래요. 기대에 부응하고 싶어요.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에 완벽할 순 없지만….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하면 그 다음이 올 거라고 생각해요. 시간이 흘러가는 대로 내 앞에 주어진 거 잘 해내고 싶어요.”

인터뷰 내내 김우빈은 “감사하다” “보답하고 싶다”는 말을 가장 많이 했다. 인기는 곧잘 사람을 변하게 한다지만 김우빈에게 해당되는 말은 아니었다. 그는 “믿어주시는 분들 덕분에 (활동을) 많이 하고 있다. 그 감사함 잊지 않으려고 하고, 늘 가슴에 새기려고 한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 했다.

[김우빈, 못 다한 이야기①] “사랑한다는 말 자주 하는 이유? 글쎄요…”
[김우빈, 못 다한 이야기②] “평소에? 집에서 영화·드라마보고 그림 그려요”
[김우빈, 못 다한 이야기③] “개인적인 고민… 조인성 형이 풀어줬어요”
[김우빈, 못 다한 이야기④] “배우요? 문원주 선생님 덕분에 될 수 있었죠”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권남영 기자 기자
kwonny@kmib.co.kr
권남영 기자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