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성적인 성격이었던 김우빈(25)은 원래 배우에 뜻이 없었다. 중학교 1학년 때 처음 모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 뒤 모델학과 교수가 되는 것을 최종목표로 삼고 달려왔다. 그러던 김우빈이 인생의 스승을 만나면서 연기에 재미를 붙이게 됐다.
24일 개봉하는 영화 ‘기술자들’ 홍보차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가진 쿠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김우빈은 “원래 배우는 전혀 생각하지 않은 일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과거 소속됐던 모델 에이전시에서 연기수업이 있었는데 ‘전 연기 안 하고 모델만 할 거예요’라고 쓸 데 없는 자존심을 부리며 나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모델 활동을 하는 데에도 어느 정도 연기력이 필요했다. 서브모델로 광고를 찍을 때도 연기를 해야 하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연기수업에 들어갔다. 그곳에서 당시 연기선생님이었던 배우 문원주씨를 만나며 생각이 바뀌었다.
“선생님을 처음 보고 반했어요. 연기에 대한 열정, 제자들 생각해주시는 마음. 연기하시는 모습. 너무 깜짝 놀랐어요. 뭔진 잘 모르겠지만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모델일 처음 시작할 때 같은 설렘, 떨림 그런 걸 다시 한 번 느껴보고 싶기도 했죠. 미친 듯이 수업을 받았어요. 숙제 더 내달라고 해서 밤새서 남아 연습하고, 참 이상한 아이였죠. 다음 날 하고 또 혼나고. 또 하고 또 혼나고. 근데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알아가는 거, 만들어가는 게 참 재미있더라고요.”
김우빈은 모델 일에서 느낀 것과 비슷한 매력을 연기에서도 찾았다. 그는 “모델일도 그렇고 연기도 그렇고 좋아하는 공통점은 기본이 있지만 정답이 없다는 매력이 참 좋더라”며 “내가 얼마만큼 고민하느냐에 따라 다른 결과물이 나오는 게 참 좋았다”고 말했다.
김우빈은 스승 문원주씨에 대해 한참을 얘기했다. 회사가 없어진 상황에도 수업료를 받지 않고 따로 연기수업을 해줬다고 했다. 돈도 없이 힘든 상황에 끼니까지 신경써주며 물심양면으로 그를 이끌어줬단다. 김우빈은 “제가 평생을 모셔도 모자람이 없을 정도로 많은 걸 받았다”며 “늘 그 마음을 잊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원주씨도 현재 배우 활동을 하고 있다. 김우빈이 졸업한 대경대 모델학과에서 연기를 가르치고 있기도 하다. 보통 인연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우빈은 “저 때도 연기수업은 있었는데 (선생님이) 교수님이 되셔서 참 좋아요. (선생님은) 정말 예술가세요. 참 따뜻한 분이고. 정말 사랑하는 분입니다”라며 긴 얘기를 마쳤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