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지난 2010년 구제역으로 3조원의 피해를 입었다.
그 후 구제역 예방백신을 도입했고 구제역 발생피해를 줄이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지난 6일 백신을 접종한 소에서 구제역이 확진되면서 구제역의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다.
특히 소에서 구제역이 발견된 건 4년 만의 일인데다 백신 접종 이력이 있는 소에게서 구제역 판정이 나면서 백신을 통해 예방 대책이 제대로 효과를 거두고 있는지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관련 학계에서는 백신 접종의 정확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백신 접종을 농가의 자율에만 맡기는 데다 백신 접종 요령이 서툴러 백신을 접종하고도 항체형성률(면역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층북대학교 수의과대학 강신영 교수는 “많은 수의 소와 돼지를 한꺼번에 접종하기 때문에 접종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생길 수 있다. 접종 부위를 빗나가거나 주사약이 충분히 들어가는 않는 경우 백신 접종이 제대로 이뤄졌다고 보기 힘들다. 일례로 같은 농가에서 같은 백신으로 접종을 했더라도 개체마다 항체형성률이 다른 것을 보면 백신의 문제가 아니라 접종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지적이 잇따르자 경북 안동시는 ‘구제역 백신접종 책임담당제’를 도입키로 7일 밝혔다. 지역 공무원이 백신 접종 요령을 지도하고 접종 실태를 일일이 파악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일손이 부족한 축산 농가에서 한꺼번에 많은 돼지와 소에 백신을 접종한다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행정력을 통한 관리감독만으로는 근본적인 원인이 해소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백신만 믿고 있을 것이 아니라 평소 방역관리를 엄격히 해야 되풀이되는 구제역 피해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강신영 교수는 “사람에게 백신을 놓는 것처럼 돼지나 소도 일일이 하나하나 백신을 놓아야 하지만 개체수가 워낙 많고 일하는 사람이 적어 정확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평소 구제역을 전파시킬 수 있는 분뇨 차량이라든가 사람에 대한 소독을 철저히 하고 농장내 출입을 엄격하게 통제하는데 만전을 기해야한다”고 말했다.
김단비 기자 kubee08@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