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요구에 돈 빌리고, 성희롱까지” 제자들이 교수 고소한 사연

“2차 요구에 돈 빌리고, 성희롱까지” 제자들이 교수 고소한 사연

기사승인 2015-01-19 10:21:55

서울 한 유명 사립대 교수가 제자들에게 자신의 성매수 비용 100만원을 떠넘기고 수천만원을 가로채는 등의 혐의로 고소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고 19일 경향신문이 보도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모 대학교 모 학과 A 교수가 제자들에게 성매매 비용 납부를 강요하고, 거액을 빌려간 뒤 갚지 않았다는 고소장이 접수돼 최근 수사에 착수했다”고 18일 밝혔다. 고소인은 A 교수가 가르친 대학원생 제자들로 알려졌다.

제자들은 고소장에서 “A 교수는 2012년 6월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라이브카페에서 술을 마신 뒤 동석한 여종업원에게 소위 ‘2차’를 요구했다”면서 “이 여성이 거절하자 100만원을 주는 조건으로 거래를 성사시켰고, 이 돈은 제자들이 카드로 결제해야 했다”고 밝혔다.

이어 “A 교수는 이밖에도 2013년 5월 대학원생 제자에게 ‘사업 때문에 급히 돈 쓸 곳이 있다’며 300만원을 빌리는 등 제자 6명으로부터 2850여만원을 빌려 가로챘다”고 주장했다.

경찰 측은 “고소인과 피해자 조사를 마치고 사실관계를 어느 정도 확인한 상태”라며 “A 교수를 소환조사하기 위해 연락을 시도하고 있으나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 학과 학생회는 A 교수의 성희롱 의혹도 제기했다. 학부생 모 여학생은 “A 교수는 종종 새벽에 술에 취해 전화를 하기도 하고, 자신의 사진을 찍어 보내곤 했다”고 학생회 조사에서 진술했다. 이어 “언젠가는 ‘질투가 나니 다른 교수랑 팔짱끼지 마라. 내가 너를 좋아하는 마음은 초등학생이 짝사랑하는 마음과 같다’는 문자를 보냈다. 불편하다고 말했지만 사과는 없었다”고 진술했다.

학생회는 A 교수의 해임을 요청하는 대학원생과 학부생 169명의 진정서를 학교에 전달했다. A 교수는 지난해 7월 사직서를 제출했지만, 학교 측은 “일단 학생들의 돈을 먼저 갚으라”면서 반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 측은 20일 A 교수의 징계위원회를 열 예정이다.

A 교수는 성매매 논란에 대해 “(술을 마신 카페는) 성매매를 하는 곳이 아니었다. 고발인 말고 당시 그 자리에 있던 다른 사람들에게 물어 보니 그런 일은 없었다고 했다”고 말했다. 채무관계에 대해선 “돈을 빌린 건 맞지만 땅을 매각해 갚을 예정이었다. 땅을 개발하기로 했으니 차차 갚아 나갈 것”이라고 했다. 성희롱 논란에 대해서도 “해당 여학생과 친하고 문자를 주고받은 건 사실이지만 그런 (성희롱성) 문자를 보낸 것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현우 기자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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