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생존자의 이차암 관리, 검진 주기 짧아지나

암생존자의 이차암 관리, 검진 주기 짧아지나

기사승인 2015-01-19 15:03:55

치료를 마친 암생존자들이 걱정하는 것 중 하나는 바로 ‘이차암’이다. 이차암은 암병력이 있는 사람에게서 완치 후 이전에 있었던 암과 무관하게 새롭게 발생하는 암을 의미한다. 기존의 암세포가 인접 부위에서 자라는 재발과 암세포가 혈관을 타고 다른 부위에서 자라는 전이와 구분되는 의미다. 이차암은 기존 암세포와 성격과 조직학적 형태가 다르다.

국내 공식적인 이차암에 관한 통계는 아직 산출되지 않았다. 중앙암등록사업부가 지난 2013년 시작된 암 생존자의 이차암 발생파악 연구는 올해 12월까지 진행된다. 그러나 의료계는 우리나라 암환자들에서의 이차암 위험도는 일반인보다 높을 것으로 추정하고 예방과 검진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이차암 발병의 요인은 크게 흡연과 비만, 인슐린 저항성, 개선 가능한 잘못된 생활습관 등이다. 유방암 환자의 이차암 발생에 관한 해외연구에서 수술 후 적정체중 조절 실패는 자궁내막암, 대장암, 반대편 유방의 암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흡연하는 암생존자들에서는 흡연과 관련한 암이 이차암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예를 들어 암진단 이후 흡연을 지속한 폐암 환자의 이차암 발생률은 무려 4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암생존자는 식이조절과 운동을 통해 적절한 체중 감량을 시도해야하며 폐암, 두경부암, 비뇨기계암 등 흡연과 관련한 암을 겪었던 암생존자에서는 약물치료를 통한 적극적인 금연치료를 받도록 하는 것이 권장된다.

그렇다면 이쯤 궁금해지는 것이 암생존자들의 검진시기다. 암생존자에 대해 검진 항목이 많아지거나 주기가 짧아진 암 검진 권고안이 비용 대비 효과적이라고 단정할만한 의학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지금까진 암 생존자들도 일반인과 동일한 이차암 검진안을 지켜왔다. 앞으로 달라질 가능성은 없을까. 이에 대해 국립암센터 가정의학과 서홍관 교수는 “이차암에 대한 연구가 부족해 이차암 권고안이 특별히 만들어지지 않았으나 그렇게 주기를 짧게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주된 견해”라고 말했다.

의료계는 암생존자의 이차암 관리가 중요하다는 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럼에도 이차암 관리가 주목받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암생존자들 중 ‘이차암’을 인지하는 경우가 드물다. 재발이나 전이와 의미를 혼동하는 까닭이 크다. 결과적으로 재발 방지를 위해 이전 암에 대한 추적검사에만 집중한 나머지 이차암에 대한 관리는 뒷전인 셈이다. 서홍관 교수는 “위암 전문의는 암 생존자를 대할 때 위암의 재발에만 관심을 갖는다. 그러나 그 위암 완치 환자도 다른 암종, 즉 대장암, 유방암, 간암 등에 걸릴 수 있으나 해당 의료진의 ‘이차암’ 인식이 적어 이차암을 예방하거나 조기 검진하는 데는 신경을 크게 쓰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김단비 기자 kubee08@kukimedia.co.kr
김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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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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