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단비 기자] “혼자서 스스로 숨 쉬는 것조차 어렵기에 평생 누워만 있어야 한다는 사회적 편견을 깨고 새내기 대학생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12일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 중강당에서는 신경근육계 희귀질환자들의 입학 및 졸업 기념식이 치러졌다.
‘한국의 호킹들, 축하합니다!’로 열린 이번 행사는 근육병, 루게릭병, 척수근위축증, 중증 척수손상 등 신경근육계 희귀질환 환우와 그 가족, 그리고 이들의 호흡재활 치료를 도운 의료진이 한 데 보여 그들의 대학 진학과 성공적인 졸업을 축하했다.
이날 기적에 가까운 환우들의 입학담이 소개되며 참석자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지대형근이영양증’을 겪고 있는 김명경씨는 하루 중 식사 시간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을 호흡기에 의존해 생활하고 있다. 외출 시는 물론 잠자리에서도 호흡기는 필수다. 어린 시절부터 친구들과 뛰어노는 것이 불가능했던 김 씨는 소설을 습작하는 취미를 길러 왔고, 주변의 적극적인 권유로 대학 진학을 결정했다.
서울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 15학번 새내기가 된 김 씨는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주어진 하루를 긍정적으로 살기 위해 노력한다”며 “이미 근육병을 겪고 있지만 질환 걱정에 우울해하기 보단 힘닿는 데까지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 2000년부터 ‘호흡재활치료’를 시행해 온 강성웅 소장(강남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교수)은 인사말을 통해 “호흡재활치료를 처음 도입했을 때만 해도 인공호흡기 없인 생명 유지가 힘든 환자들이 스스로 호흡을 하며 외출을 하고 학교에 다닌 후 직장을 가져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이 되는 것에 동료 의사들조차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며 “호흡재활의 가장 큰 장애물은 ‘나와 다르다’는 일반인들의 사회적 인식이기에 호흡재활 훈련을 통해 ‘우리와 같다’는 공감대가 범사회적으로 형성되고 직접적인 도움의 손길이 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kubee08@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