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 여친 동정심 유발하려다… 교통사고 고의로 내고 보험금 타 먹은 20대男 입건

헤어진 여친 동정심 유발하려다… 교통사고 고의로 내고 보험금 타 먹은 20대男 입건

기사승인 2015-03-25 09:41:55
사진=서울지방경찰청

[쿠키뉴스=김민석 기자] 여자친구가 결별을 통보하자 그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차에 뛰어든 20대가 보험금 사기혐의로 경찰신세를 지게 됐다. 그는 사고로 입원해 있으면 여자친구의 동정심을 유발할 것으로 생각했으나 생각보다 많은 병원비에 '고의'가 아닌 '무단 횡단 교통사고'를 당했다며 보험을 타낸 죄 값을 받았다.

서울지방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은 ""달리는 택시에 고의로 뛰어들어 부상을 입고 우연한 사고라며 보험금 3200만원을 타내려한 혐의(사기)로 심모(22·무직)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심씨는 지난해 9월 17일 오후 11시 45분쯤 서울 강남역 부근에서 시속 60㎞로 달리던 택시에 뛰어 들었다.

30여분 전 1년간 만난 여자친구로부터 결별 통보를 받자 심씨는 병원에 입원하면 여자친구가 동정심을 느껴 마음을 돌릴 것이라는 허튼 기대를 품은 것이다.

심씨는 속도를 줄인 택시와 부딪힌 뒤 보닛 위에서 한 바퀴 회전해 옆으로 떨어졌다. 이 사고로 심씨는 왼쪽 무릎 인대가 파열돼 전치 12주 진단을 받고 병원에 입원하게 됐다.

입원치료비가 470만원 정도 청구되자 별다른 직업이 없던 심씨는 부담을 느껴 무단횡단을 하다 우연히 사고를 당한 것처럼 거짓 진술을 하고 입원치료비를 지급받았다.

이 사건은 서울 서초경찰서에 일반교통사고로 접수됐다. 하지만 심씨가 고의로 뛰어든지 여부를 판단하는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거부하자 서울지방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은 이를 수상히 여기고 사건을 이송받아 블랙박스 분석 등에 착수했다.

그런데 블랙박스 영상에는 심씨가 택시와 부딪칠 때 11시방향으로 움직이는 모습이 찍혀 있었다. 일반적으로 차량이 오면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이를 피하려 오후 12시나 1시 방향으로 움직이지만 심씨는 오히려 택시쪽으로 움직인 것이다.

심씨의 시선은 충돌 직전 차량을 향해있었고 왼쪽 팔꿈치를 차량 보닛에 짚고 스스로 점프하는 등 충격을 줄이려는 동작을 했다. 또 갑자기 차량과 부딪혔다면 앞범퍼에 왼쪽 무릎이 닿아 골절상을 입는 것이 정상적이나 심씨는 일부러 점프해 회전한 탓에 무릎인대를 다쳤다.

경찰은 블랙박스 영상을 근거로 심씨를 추궁했으나 부인하자 거짓말탐지기를 의뢰했다.

이마저 거부당하자 결국 교통사고 재현 프로그램(PC-CRASH)을 사용했다.

경찰은 도로교통공단과 함께 피해 부분, 차량 이동거리와 속도, 보행 형태 등을 토대로 사고 상황을 시뮬레이션으로 재구성해 심씨에게 내밀었다.

심씨는 결국 ""헤어진 여자친구의 마음을 돌려보려고 일부러 사고를 냈다""며 범행을 시인했다. ideaed@kmib.co.kr
김민석 기자 기자
ideaed@kmib.co.kr
김민석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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