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혜리 기자] SBS 수목미니시리즈 ‘하이드 지킬, 나’가 3%대의 시청률을 나타내며 씁쓸한 종영을 맞았다. 오랜 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온 현빈은 체면만 구겼다.
27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SBS ‘하이드 지킬, 나’ 마지막회는 4.3%전국 시청률을 기록했다. 동시간대 방송된 KBS2 ‘착하지 않은 여자들’(12.9%), MBC ‘앵그리맘’(8.7%)과 비교하면 더욱 초라해 보이는 성적이다.
‘하이드, 지킬, 나’는 4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 현빈과 여배우 한지민의 조합만으로 화제를 모았다. 한 남자의 전혀 다른 두 인격과 사랑에 빠진 여자의 로맨스를 다룬 이 드라마는 제2의 ‘별에서 온 그대’라는 기대 속에 출발했다.
시작은 괜찮았다. 1회는 8.6%, 2회 8.0%의 시청률을 나타냈다. 하지만 3회부터 7.4%, 6.6%를 기록, 매회 시청률이 급락했다. 급기야는 자체최저시청률인 3.4%를 기록하기도 했다.
저조한 성적을 받아야했던 이유도 분명하다. 불분명한 장르는 드라마의 정체성을 잃게 만들었다. 로맨틱 코미디가 주된 장르였지만, 갑자기 스릴러로 급변하면서 전개돼 시청자들의 원성을 샀다. 개연성 부족한 내용전개와 배우의 매력을 살리지 못하는 캐릭터 설정 등도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경쟁작 ‘킬미, 힐미’와 같은 다중 인격 소재로 겨뤄야했다. 먼저 시작한 ‘킬미, 힐미’가 우위를 선점하며 ‘하이드 지킬, 나’는 시청자들을 빼앗아 오지 못했다.
특히 드라마에서 ‘까칠남’ 구서진과 ‘순정남’ 로빈을 동시에 연기한 현빈은 시청자의 기대에 부응할 정도의 완벽한 1인2역을 소화해냈다. 그러나 부실한 대본과 스토리는 현빈의 물오른 연기도 소용없게 만들었다.
이전까지 현빈은 ‘눈의 여왕’ ‘아일랜드’ ‘내 이름은 김삼순’ ‘그들이 사는 세상’ ‘시크릿 가든’ 등 작품 선택을 잘 하는 배우로 정평이 나있었다. 하지만 ‘하이드 지킬, 나’를 통해 현빈은 필모그래피에 ‘3%대 드라마’라는 불명예를 추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하이드 지킬, 나’ 후속으로는 박유천·신세경 주연의 ‘냄새를 보는 소녀’가 다음달 1일부터 방송된다. hy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