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고위험 신생아 치료수준 ‘우수’, 진료전달체계는 ‘미흡’

국내 고위험 신생아 치료수준 ‘우수’, 진료전달체계는 ‘미흡’

기사승인 2015-05-09 01:00:56
[쿠키뉴스=김단비 기자] 김단비 기자
국내 신생아 생존율은 선진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고위험 신생아 치료시스템이 세계적으로 가장 우수하다는 일본과 비교했을 때 영아 사망률이 일본은 1000명당 2.6명, 한국은 3.2명이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영아사망률 평균 4.6명보다 낮은 수치다.

전문가들은 한국 의료진의 신생아 치료 수준이 선진국과 비슷하거나 혹은 보다 우수하다고 설명한다. 영아 사망률은 그 나라 신생아 치료 수준을 보여주는 중요한 척도다. 영아 사망률이 꾸준히 감소추세에 있지만, 국내 의료진의 높은 실력 수준을 감안할 때 현재의 영아 사망률은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지적이 있다.

관련 전문가들은 이런 현실을 구조적 원인에서 찾는다. 신생아 치료에 대한 지역별 수준차를 좁히기 위해 정부는 권역별 의료기관에 신생아집중치료센터(NICU)를 운영하도록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예산은 NICU의 완벽한 지역화를 이루는 데 미흡하다는 것이다. 특히 현실적이지 못한 의료수가와 분만병원 감소 문제로 일부 NICU의 지속적인 운영이 힘들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NICU 의료진은 “NICU 현행 보험수가가 상향조정된 것만으로는 해결되지 못하는 부분이 많다. 수도권 NICU는 서울의 대형병원에 비해 태어나는 고위험 아기의 수가 적고, 분만과 출산을 담당하는 산과없이 NICU(신생아집중치료실)만 운영하는 곳이 있다. 이 경우 지역의 개원 산부인과와 연계적으로 네트워크가 형성돼 있어야하는데 일부 업무협약을 맺어 연계 운영되는 곳도 있지만 그 수가 적고 전체적으로 봤을 때 미흡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신생아 진료체계가 잘 갖춰진 일본의 경우는 어떨까. 일본은 ‘주산기센터’라고 해서 고위험 산모의 분만과 고위험 신생아 치료를 한 곳에서 담당하도록 한다. 이원화된 국내 현실과 다른 형태다. 이에 국내에서도 주산기센터 도입에 대한 의료 현장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추세다. 세브란스병원 어린이병원 소아외과 한석주 교수는 지난해 대한주산회지 발표를 통해 “고위험 산모를 다루는 산과와 고위험 신생아를 다루는 신생아과를 합한 통합센터의 필요성은 국내 출산 현황 변화에서 기인한다. 35세 이상의 고령 산모가 증가하고 있고, 고령산모에게서 저체중 출생아와 미숙아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단계적 연계치료가 필요한 고위험 산모, 미숙아가 많아지는 환경에서 두 과(2곳의 의료기관)로 이원화된 진료시스템은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산부인과학교실 김호연·문종수 교수는 2014년 대한주산회지에 발표한 내용에 서 “통합치료센터 사업은 고위험 임신이 증가하는 현실에서 병의원 폐업이나 분만병동 폐쇄와 같이 극단적으로 분만을 회피할 수밖에 없는 산부인과의 현 상황에 대해 국면을 전환할 수 있는 정책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올바른 분만 수가가 책정되지 않는 한 통합치료센터도 완벽한 모델은 아니라는 설명이 뒤따른다. 신생아집중센터의 모 교수는 “분만실 특성상 많은 인력과 높은 비용이 소비되는 병동이다. 분만 차등 수가제 또는 야간 분만 수가 가중치 형태로 인센티브가 없다면 통합치료센터 확대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kubee08@kukimedia.co.kr
김단비 기자
kubee08@kukimedia.co.kr
김단비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