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잠재력 키우는 ‘반응육아’(8)] 아이의 주도성, 7세 이전에 결정적 바탕 형성

[우리 아이 잠재력 키우는 ‘반응육아’(8)] 아이의 주도성, 7세 이전에 결정적 바탕 형성

기사승인 2015-05-19 00:10:55

글·김정미 한솔교육연구원 원장

우리 아이가 느끼는 것을 자신 있게 표현하는지, 또 부모의 말을 잘 듣는 편인지 생각해보자.

주도성은 아이가 갖는 중요한 능력으로, 스스로 계획하고 일을 수행할 때 주변 사람들을 참여시키고 함께 이끌어가는 리더십을 말한다. ‘리더’라면 다른 사람 앞에 서고 이끌어간다는 이해가 상식적일 것이다. 그러나 무조건 끌고 리드한다고 해서 남들이 따라오지는 않는다. 자신의 주장을 자신 있게 표현하고 더불어 다른 사람의 감정과 행동에 공감하고 다른 의견과 타협하기 위해 양보할 줄 아는 사람이야말로 리더의 요건을 갖춘 자라 할 수 있다.

주도성은 자신의 잠재능력을 발휘하고 성공적인 아이로 자라는데 필요한 중요한 능력이기도 하다. 이를 잘 발달시킨 아이는 중·고등학교 시기에 자기주도적으로 목표를 설정하고 공부할 수 있다. 또한 성인이 되어 사회에 나가서는 리더가 되고 존경 받는 사람으로 능력을 발휘한다. 인간이 보다 성공적이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중요한 심리발달 능력 중 하나인 주도성은 대개 발달이 급격하게 이뤄지는 유아기에 결정적 바탕이 형성된다. 과연 주도성은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

아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고유의 주도성을 갖는데 먼저 발달수준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유아기는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고 규칙과 규범을 이해하는 시기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갖기 위해 무조건 우는 영아와 달리 만 3세 가량의 유아들은 양보와 합의를 할 수 있다. 또한 사회인으로 성장하며 혼자보다는 또래와 함께 놀고 싶어 한다. 예를 들어보자. 한 아이가 인형을 가지고 놀고 있는데 다른 아이가 블록을 들고 다가간다. 함께 놀고 싶지만, 상대는 인형놀이에 흠뻑 빠졌다. 어떻게 할까? ‘그냥 혼자 놀지 뭐’하며 물러난다면 아직 주도성이 발달하지 않은 경우이다. 굳이 인형놀이를 하고 싶어 하는 아이와 블록을 가지고 함께 놀고 싶어 한다면 합의점이 필요하다. 이땐 “내가 블록으로 집을 만들게. 이 집은 인형의 집이야”라고 제안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일상 속에서 아이가 주도할 수 있는 기회를 주자. 반응적인 부모는 유아의 주도성을 키우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우리는 에디슨이 달걀을 품었다고 하면 ‘천재는 다르다’라고 생각하지만, 정작 아이가 이불에 달걀을 넣어두면 혹시라도 그걸 밟아 이불을 더럽힐 수 있다며 나무랄지도 모른다. 일상에서 부모의 작은 반응들은 아이의 발달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부모가 아이와 자주 대화하고 말을 잘 들어주고, 행동에 반응하며 아이에게 선택권을 주면 아이는 인정받는 것을 느끼고 스스로를 소중히 생각하면서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 이러한 자신감은 곧 자기가 갖고 있는 것을 창피하지 않고 내보이는 주도성의 시작으로 연결된다. 이를 통해 아이는 스스로 세운 계획을 성취할 줄 알고 자신의 의견을 다른 사람에게 잘 표현할 수 있게 된다.

가령 메뉴를 정할 때도 일방적으로 “오늘은 이거 먹자”라고 제시하는 것보다 “뭐 먹고 싶니? 여기는 돈가스도 있고 오므라이스도 있네?”라며 두세 가지 보기를 주고 아이가 주도적으로 선택하게 하자. 부모가 선택을 돕기 위해 “돈가스 먹어, 오므라이스는 그냥 밥인데 집에서도 먹잖아”라고 제안한다면, 그 순간 아이는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기회를 상실할 수 있다. 또 아이가 자신이 만든 것을 부모에게 보여줄 때 “이건 뭐야? 하나도 안 똑같은데? 다음엔 색종이를 더 써봐”라고 다음에 더 완성도 있게 하도록 조언한다면, 이는 아이의 다음으로 가는 기회 자체를 차단할지도 모른다. 그냥 인정해주자. “와! 우리 00이가 만들었어?”라고.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KBS2 예능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삼둥이를 보면 나이에 비해 표현하는 어휘 수준이 세련되고 더불어 다른 사람에 대한 관심과 응답을 잘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숨어있는 카메라맨에게 가서 “아저씨 뭐해요?”라고 서슴없이 물으며 관심을 보이기도 하고 아빠에게 무언가를 받기 이전에 자기가 먼저 아빠에게 주려고 하는 모습을 보인다. 특히 주목하고 싶은 것은 아빠의 반응이다. 아빠는 어른의 프레임에서 아이들을 대하지 않고 아이들의 시선과 입장에서 대화하고 소통한다. 아빠는 무언가를 하기 전에 삼둥이에게 항상 “이걸 할까요?”라고 의향을 묻는다. “이거 하자”, “이거 해야 돼”라고 강압적으로 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리고 아이가 먼저 꺼낸 말에 그대로 반응한다.

세 번째, 부모의 칭찬과 격려 그리고 즉각적 반응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이가 말하고 생각하는 것이 서툴고 우스운 수준이더라도 부모는 충분한 피드백을 줘야 한다. 지난 3월,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재래시장을 찾는 삼둥이의 모습이 그려진 적이 있다. 차를 타고 이동하던 중 만세가 “시장에 뭐 하러 가는 거예요?”라고 묻자 민국이는 “아빠, 떡도 먹죠”라고 외쳤다. 이에 아빠는 “어, 떡도 먹고 순대도 먹고 튀김도 먹고~”라며 시장 음식들의 이름을 나열했다. 대화할 땐 귀를 기울이고 반드시 피드백을 주면서 아이들과 말을 이어갔다. 아이의 말에 그대로 반응해 줄 때, 아이는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자신이 존중받고 있음을 느끼며 자신감이 자란다. 그리고 자신이 지닌 잠재된 생각을 마음껏 꺼내 보인다.

거창한 ‘자기 주도 프로그램’이나 ‘창의성 개발 프로그램’으로 아이의 능력을 촉진하지 않아도 사소하게 반복되는 생활 속에서 부모가 아이의 시도에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아이의 자기주도성은 자랄 수도 있고 작아질 수도 있다. 부모는 아이가 스스로 성취해 나갈 수 있도록 한계를 설정하고 돕는 ‘비계설정자’역할을 하는 것이다. 아이의 발달 수준과 성향, 흥미를 고려해 적절한 한계선을 쳐주고 그 안에서 아이가 주도할 수 있도록 기다려 주자. 그리고 아이가 반응했을 때 아낌없이 반응해주자. 아이는 자신이 스스로 경험을 하며 성취감을 맛볼 때 주도성이 자라고 또한 자신이 선택하고 결정한 일을 하며 책임감을 키워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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