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구현화 기자] 삼성그룹 후계자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3일 중동 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 부회장이 공식 기자회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부회장은 이날 사과문을 낭독하며 '머리 숙여 사죄한다', '제 자신 참담한 심정', '책임을 통감', '말씀드리기 송구스럽지만',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등의 표현을 쓰며 머리를 숙였다.

이 부회장이 전격적으로 특별기자회견까지 연 것은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유행의 진원지로 국민적 비판을 받아온 점 등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삼성서울병원 운영의 최고 책임자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달 삼성생명공익재단의 이사장에 선임되면서 공식적으로도 병원 운영의 최고책임자 자리를 맡고 있다. 삼성생명공익재단은 삼성서울병원을 운영하는 주체다.

삼성생명공익재단과 삼성문화재단 이사장직은 그룹 승계의 상징적인 자리로 여겨진다. 이사장직은 삼성 창업주인 이병철 선대회장에 이어 이건희 회장이 맡다가 이 회장이 장기 입원하면서 지난달 15일 후계자인 이재용 부회장이 이어받았다.

이 부회장은 이번 사과문 발표를 앞두고 직접 수일간에 걸쳐 발표문을 가다듬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 수뇌부는 이 부회장의 발표를 위해 극도의 보안 속에 발표문 문안 작업 등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이 부회장은 삼성서울병원의 메르스 확산 문제 뿐 아니라 자신이 주도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반대하는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공세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전략상품인 갤럭시S6의 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해 고민에 빠져있다.
ku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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