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메르스, 아 몰랑” 보건복지부, 보건부·복지부로 분리한다면?

[친절한 쿡기자] “메르스, 아 몰랑” 보건복지부, 보건부·복지부로 분리한다면?

기사승인 2015-06-25 15:11:55

[쿠키뉴스=장윤형 기자]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으로 국민적 불안이 고조되는 가운데 의료계 현안에 대한 보다 전문성 있는 보건당국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현재 보건복지부를 보건의료부와 복지부로 나눠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앞서 의료계 중진들 중에는 보건복지부를 '보건부'와 '복지부'로 나눠야 한다는 주장이 오래 전부터 나왔습니다. 특히 의약분업 사태, 사스와 메르스 등 예측 불가능한 신종 감염병 확산과 더불어 각종 보건의료 정책 이슈와 맞물려 보건부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국민들이 내는 건강보험료 등의 재정을 바탕으로 의료계 현안을 움직이는 보건복지부가 ‘보건’분야에서는 ‘아 몰랑’식의 대응이 이어지고 있다는 국민들의 질타고 이어지고 있는데요.

◇의사단체, 보건분야 전문가 내세운 ‘보건부 독립’ 필요=
실제 대한의사협회는 지난해 파업 당시, 복지부와 보건부의 분리의 필요성을 거론했습니다. 보건복지부가 그동안
복지부 기능에만 집중하고, 보건부 역할은 미흡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다. 보건복지부는 그동안 '보건'이 있었지만 보복부가 아닌 복지부로 줄여서 불려왔습니다.

실제 보건복지부 장관은 그동안 보건분야 전문가보다는 복지부 분야 또는 기획재정부 출신 관료들이 많았습니다. 이명박 정부 시절에 보건복지부 임채민 장관도 지식경제부 제1차관을 지내고, 국무총리실장을 역임했습니다.

진수희 장관 역시 여의도연구소장과 초록자전거물결운동 회장 등으로 있으면서 국회의원이지만, 보건전문가는 아닙니다. 아울러 이명박 정부인 2009년 전재희 장관(전 한나라당 의원) 3선 국회의원으로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으로 더 명성을 떨쳤던 인물입니다.

2008년 보건복지부 장관이었던 김성이 장관은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출신으로, 한국청소년학회장, 한국사회복지학회 이사장, 한국사회복지학회 회장, 청소년 보호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습니다. 지난 2003년 노무현 정부시절 서울대병원 간호사 출신인 김화중 장관이 보건분야 전문가일 뿐입니다.

더불어 50대 보건복지부 진영 장관 역시 판사 출신으로,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 비서실장, 제17대 한나라당 국회의원을 거치며, 국회 한미자유무역협정(FTA)체결대책특별위원회 위원,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하지만 보건분야와는 거리가 있었던 장관입니다.

이번에 문형표 장관이 보건분야에 비전문가여셔, 콘트롤 타워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문 장관은 한국개발연구원 수석 연구원 출신으로 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회 위원장을 맡는 등 연금분야의 전문가입니다. 결국 무늬만 보건복지부이지, 국민의 건강과 생명에 직결된 보건의 영역은 사실상 축소돼 왔고, 복지부의 역할이 더 강조돼 왔다는 것인데요. 감염병 등 중요한 보건 예산에는 투자가 적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김춘진 보건복지위원장 ‘보건의료부·복지부 독립’ 법률안 발의= 이번 메르스 사태로 보건부와 복지부의 분리에는 더욱 힘이 실리면서 국회에서도 분리 법률안이 발의됐습니다.
김춘진 보건복지위원장(새정치민주연합)은 24일 현행 보건복지부를 보건의료부와 복지부로 구분하는 ‘정부조직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습니다.

현재 보건복지부의 업무는 보건·의료 분야와 사회·복지 분야가 혼재되어 있어 별도의 역할 및 전문성이 요구되고, 두 분야의 상이한 업무 성격으로 인해 두 분야를 한꺼번에 관리하기에는 어려운 실정입니다. 때문에 최근 발생한 메르스 사태가 확산되면서, 신종감염병에 대해 정부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사유 중 하나로 보건복지부의 조직 특성이 지적되고 있습니다.

또한 보건복지에 대한 수요 증가로 보건복지부의 업무와 예산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어, 영국·호주 등과 같이 보건의료분야 기관과 복지분야 기관을 분리하여 각각의 분야별 전문성을 제고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김춘진 위원장은 “보건의료와 복지는 업무영역이 상이함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혼재되어 왔다”며 “보건의료부 신설을 통하여 신종 감염병관리 뿐만 아니라 보건의료정책에 전문적이고 선제적인 대처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일부에선 우려섞인 목소리도 있다. 반드시 보건복지부가 보건부와 복지부로 분리돼고, 보건전문가가 있어야 콘트롤 타워 역할을 할 수 있는지는 의구심이 든다는 것이다. 더불어 보건복지부 산하에 있는 질병관리본부가 보건영역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니면 식품의약품안전처처럼, 질병관리본부를 승격시키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겠습니다. vitamin@kukimedia.co.kr
장윤형 기자
vitamin@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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