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인데 뭘”…연못 속 ‘행운의 동전’ 싹쓸이 60만원 가져간 50대

“동전인데 뭘”…연못 속 ‘행운의 동전’ 싹쓸이 60만원 가져간 50대

기사승인 2015-07-01 14:29:55
[쿠키뉴스=김현섭 기자] 사업부도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던 50대가 사람들이 연못에 던지는 ‘행운의 동전’을 싹쓸이하다가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다소 황당한 사건의 장본인은 한때 전주 지역 건설업계에서 소위 ‘잘 나가는’ 사업가였던 양모(57)씨.

경찰에 따르면 수년 전 사업이 부도난 양씨는 빵 하나 사먹을 돈이 없을 정도로 한 푼이 아쉬웠다.

하릴없이 전북 전주시 한옥마을을 배회하던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관광지로 이름난 연못. 연인들이 ‘영원한 사랑’을 기원하며 ‘행운의 동전’을 던지는 곳이었다.

“바로 이거야. 아무도 모를 거야. 큰 돈도 아니니 괜찮을 거야. 더 큰 도둑도 있는데.”

그는 행인이 없는 야간을 틈타 양말을 벗고 차가운 연못에 들어갔다. 연못 바닥에 수북이 쌓인 동전이 모습을 드러냈다. 허겁지겁 동전을 주워 주머니 속에 우겨넣었다.

그러고는 숙소로 돌아와 이물질이 묻은 동전들을 닦아낸 뒤 날이 밝으면 인근 은행으로 가 지폐로 교환했다. 이렇게 이곳에서 3차례에 걸쳐 훔친 게 60여만원. 용돈벌이는 됐다.

같은 수법으로 동전을 훔치려다가 비상벨이 울리는 바람에 3차례나 줄행랑을 치기도 했다.

꼬리가 길면 걸리는 법. 결국 건물 관리자의 신고로 양씨는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경찰 조사 결과 양모씨는 지난해 3월 6일 오전 2시쯤 전주시 풍남동 전주소리문화관 연못에서 50만원 상당의 동전을 훔치는 등 두 달간 3차례에 걸쳐 60만7000원을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전주지법 형사5단독 양시호 판사는 연못에서 관광객들이 던진 동전을 훔친 혐의(야간건조물침입절도 등)로 기소된 양씨에게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고 1일 밝혔다.

재판부는 “범행 시각과 범행의 반복성 등에 비춰보면 죄질이 좋지 않지만 피고인이 범행을 모두 시인하며 잘못을 반성하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관광객이 던진 동전이지만 소유권은 관리 책임이 있는 지방자치단체나 건물주에 있다”며 “훔치면 절도죄가 성립된다”고 말했다. afero@kmib.co.kr 페이스북 fb.com/hyeonseob.kim.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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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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