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혜리 기자] 하루에도 수십 개의 ‘단독’ 괄호가 붙은 연예 기사가 쏟아지지만 웬만한 뉴스에도 그리 놀라지 않는 요즘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우리를 가장 충격에 몰아넣었고, 풍성한 이슈 거리를 생산한 인물들을 살펴보자. 지난 한 주간(6월29일~7월5일) 연예·방송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사건들을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해 쿠키뉴스가 정리했다.
△스포일러와 전쟁 치르던 ‘무한도전’ 가요제… ‘의외의 인물’ 혁오 떴다
2년 마다 돌아오는 MBC ‘무한도전’ 정기 특집인 가요제. 하지만 방송 전 공개된 출연진 명단에 ‘무한도전’ 애청자들은 탄식을 내뱉었다. 인기 프로그램 ‘일밤’의 ‘복면가왕’ 콘셉트로 출연진들이 등장하는데, 가면을 벗기도 전 누가 나올지가 이미 알려져 출연진들을 알아맞히는 재미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4일 방송된 ‘무한도전’은 우려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가요제 특집은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예정대로 박진영 아이유 자이언티 윤상 혁오 지디&탑이 가면을 쓰고 등장했다. 그러나 의외의 ‘보석’을 발견했다. 바로 인디밴드 혁오가 다른 유명 출연진들을 제치고 가요제 최고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인디밴드 혁오는 실력파 밴드로 보컬 오혁, 베이스 임동건, 기타 임현제, 드럼 이인우로 구성된 밴드다.
가면을 쓰고 등장한 혁오의 보컬 오혁은 김건모의 ‘아름다운 이별’을 열창했다. 정형돈은 “윤상과 달리 음악을 전문적으로 배운 사람 같다. 비브라토와 화성이 좋고 기초가 탄탄하다”고 극찬했다.
가면을 벗은 오혁는 쑥스러운 듯 말수가 적었다. 인터뷰가 불가능해 내레이션이 대신 혁오 밴드를 소개했다. 유재석도 “내가 10여 년간 인터뷰 해본 사람 중 제일 힘들다”고 호소했다. 아이유 역시 혁오의 팬임을 인증하며 노래를 불러달라고 요청했다.
독특한 캐릭터 혁오의 등장은 음원차트에서도 증명됐다. ‘무한도전’이 끝나자마자 혁오 대표곡 ‘와리가리’ ‘후카’(Hooka)는 각종 음원 실시간 차트에서 10위권 안에 진입했다. 혁오가 가요제 최대의 수혜자로 떠오를지 관심이 모아진다.
△배우 이시영, 치명적 루머에 휩싸이다
이시영이 여배우로서 치명적인 루머에 휩싸였다. 지난달 30일 ‘이시영의 섹스 동영상이 발견돼 검찰이 조사 중’이라는 내용의 ‘찌라시’(증권가 정보지)가 SNS 등을 통해 급속히 확산된 것.
이후 이시영의 소속사 측은 발 빠르게 대처했다. 소속사는 “찌라시의 내용은 사실 무근이며, 너무 황당한 내용이다”라며 “강경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1일 이시영 측은 신원불상의 최초유포자를 처벌해 달라며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이시영은 고소장에서 “여성에게 가장 치욕스럽고 흠집내기 쉬운 성적 동영상의 존재를 기정사실화하고, 겁박에 의해 불법적인 일들에 연루된 것처럼 적시하고 있어 이미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소속사도 “정보지 유포로 ‘연예인 협박’ 등의 불명예를 안게 됐고 영업에도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는 만큼 정보지를 제작하고 유포시킨 자를 찾아 엄중히 처벌해 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유통된 글을 최초로 작성한 자를 쫓아가는 작업인 디지털 분석기법으로 루머의 유포자를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시영 소속사는 최초 유포자의 신원이 특정되면 손해배상 소송도 제기할 방침이다.
△첫 방 ‘심야식당’, 혹평도 이런 혹평 없다
일본 인기 만화를 원작으로 한 SBS 새 토요드라마 ‘심야식당’이 지난 4일 첫 문을 열었다. 만화의 인기에 힘입어 일본에서도 드라마와 영화로 제작된만큼 한국에서도 골수팬들을 확보하고 있다. 원작의 인기 탓이었을까. 한국판 ‘심야식당’은 배우들의 ‘발연기’ 논란과 원작에 못 미치는 작품성으로 시청자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
특히 1회 ‘가래떡 구이와 김’ 편에서 아르바이트생 민우로 분한 위너 남태현의 연기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극 중 민우는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잇지만 악덕업주의 횡포에 힘겨운 생활을 이어가는 88만원 세대를 대변하는 인물이다. 최저시급, 청소년 노동력 착취, 열정페이 등 최근 한국 사회에 만연한 문제점들을 꼬집는 중요한 역할이기도 하다.
악덕업주에 힘든 상황을 겪었던 민우는 건달조직의 중간보스 류(최재성)의 도움을 받고, 심야식당에서 자신의 속내를 이야기 하며 눈물을 쏟았다. 이 장면에서 고충을 토로하며 극해진 감정을 전달해야 했으나 남태현은 우는지, 웃는지 알아낼 수 없는 모호한 표정연기와 불분명한 발음 등 어색한 연기를 펼쳤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남태현의 연기를 본 시청자들은 혹평을 쏟아내고 있다. 더불어 남태현의 ‘심야식당’ 연기를 캡처한 패러디가 등장할 정도다.
원작과의 비교도 피할 수 없었다. 한국식 정서로 바꿔놓으면서 원작이 주는 메시지를 전해야 하는데 ‘이도 저도 아닌’ 드라마 됐다는 지적이다. 지나치게 세련되게 만들어진 세트장과 처음 보는 듯한 한국식 식당 분위기가 어색하다는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심야식당’ 첫 방송은 3.8%(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으나, 썩 유쾌하지 못한 출발이다. 원작이 가진 힘으로 혹평을 이겨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hy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