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처럼 다 벌려!” 랩으로 사고 친 송민호… 십자포화 맞고 사과

“산부인과처럼 다 벌려!” 랩으로 사고 친 송민호… 십자포화 맞고 사과

기사승인 2015-07-14 00:10:55

[쿠키뉴스=조현우 기자] 엠넷(Mnet)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미더머니4’가 여성을 비하하는 지원자의 랩을 그대로 내보내 홍역을 치르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 소속 그룹 위너의 멤버 송민호는 십자포화를 맞고 3일 만에 사과했다.

지난 10일 밤 방송된 ‘쇼미더머니’에선 송민호가 일대일 랩 대결을 하던 중 “MINO 딸내미 저격 산부인과처럼 다 벌려”라는 가사가 그대로 전파를 탔다. 트위터와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여성이 산부인과에서 건강 검진을 하거나 출산하는 행위를 성관계에 빗댄 것이라며 여성 비하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송민호 가사를 편집하지 않은 제작진에 대한 성토도 들끓었다.

송민호 논란에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MC인 서유리도 함께 언급됐다. 서유리는 11일 자신의 트위터에 “요즘 보면 어머니의 배에서 태어난 게 아니라 자신이 알에서 태어났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 듯”이라는 글을 남겼다.

이를 두고 송민호 팬으로 추정되는 한 네티즌이 “이젠 하다하다 듣보 3류 쓰레기 성괴(성형괴물)들마저 송민호씨 가사 까는 것 보고 어처구니가 없던데요”라고 응수하자, 서유리는 “듣보잡이라 죄송합니다”라며 “저에게 입에 담지 못할 폭언을 하셨습니다. 하루의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차근차근 생각해 보시고 저에게 사과해주세요. 사과하신다면 없던 일로 하겠습니다”라고 대응했다.

이 팬은 “듣보 3류 쓰레기 성괴 인생 바꿔 보려고 쳐다보지도 못하는 다른 유명인 이름에 숟가락 올리지 마세요, 역겨우니까”라며 “그리고 모르시는 분야가 있으시면 함부로 입 여는 거 아니세요. 무식하고 없어 보여요”라는 등 서유리를 공격했다.

‘쇼미더머니4’에 대한 비난이 격화되자 엠넷 측은 13일 “명백한 제작진의 실수”라며 "“편집에 더욱 더 신중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쇼미더머니4’는 방송 심의 규정과 시청자 정서를 고려하여 방송을 제작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사 논란과 같은 실수가 발생돼 시청자분들께 불쾌감과 실망감을 드리게 된 점 사과드린다”고 사과를 전했다.

또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사전 심의에 더욱 더 신중을 기하겠다”며 “힙합과 래퍼들을 알리는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논란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송민호) 랩 가사가 4000여 산부인과 의사들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엠넷과 제작진, YG엔터테인먼트에 사과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산부인과의사회는 “방송을 시청한 10대 청소년들에게 잘못된 성적 가치관을 형성하고 산부인과에 대한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며 “산부인과가 남성들 앞에서 다리나 벌리는 곳으로 폄하됐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산부인과 방문에 색안경을 쓰고 보는 시선 때문에 산부인과에서 검진 받아야 할 젊은 여성이 제때 방문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산부인과 검진을 적기에 받지 못해 자궁경부암 치료시기를 놓쳐 불임이 되거나 자궁적출까지 하는 대한민국 여성들이 아직도 많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위너의 송민호와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 이를 여과 없이 방영한 엠넷 ‘쇼미더머니4’ 측은 진심 어린 사과와 재발방지를 위한 노력 등의 의사를 표명하라”며 “충분한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이 없으면 여성부와 보건복지부에 강력히 항의하고 법적 대응을 통해 물적, 심적 보상을 강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십자포화가 이어진 끝에 결국 송민호는 이날 위너의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진심으로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적었다.

이어 “너무 후회스럽고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쇼미더머니4’라는 쟁쟁한 래퍼들과의 경쟁프로그램 안에서 그들보다 더 자극적인 단어 선택과 가사를 써야 한다는 부담감이 잘못된 결과를 초래한 거 같다”고 썼다.

그러면서 “정신을 차리고 나니 방송에 나온 내 모습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한없이 창피하고 부끄러웠다. 다시 한 번 저의 잘못된 표현으로 인해 불쾌하셨을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음악으로 빚어진 실수를 더 좋은 음악으로 만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인터넷에선 사과문의 진정성을 두고 여전히 날선 공방이 오가는 중이다.



조현우 기자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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