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지뢰폭발] 동료 구한 수색대원 “당장 돌아가 적 GP 부숴버리고 싶어”

[北 지뢰폭발] 동료 구한 수색대원 “당장 돌아가 적 GP 부숴버리고 싶어”

기사승인 2015-08-11 14:33:55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11일 오후 국군수도병원 중환자실을 찾아 DMZ 내 북한이 설치한 것으로 추정되는 목함지뢰 폭발로 부상당한 김정원 하사를 방문해 위로의 말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쿠키뉴스=김현섭 기자] “당장 돌아가서 적 소초(GP)를 부숴버리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지난 4일 경기도 파주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폭발사고 현장에서 피해를 당한 동료를 구한 수색대원 문시준(24) 소위는 11일 경기도 고양 국군고양병원에서 열린 언론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난 3월 육군 3사관학교 50기로 임관한 문 소위는 사고 당시 신속하게 의무 지원을 요청해 부상자 2명을 안전하게 후송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이들의 생명을 지키는 데 기여했다.

문 소위는 “아군이 느낀 고통의 수만 배를 갚아주고 싶은 마음 밖에 없다. 기회만 기다리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이날 인터뷰에는 사고 당시 수색작전에 참가한 대원 8명 가운데 문 소위와 팀장 정교성(27) 중사, K3 기관총 사수 박준호(22) 상병 등 3명이었다. 이들은 국군고양병원에서 이번 사고의 심리적 후유증 치료를 받고 있다.

팀원으로서 대원들을 이끈 정 중사는 첫 번째 지뢰가 터지자마자 반사적으로 “적 포탄 낙하!”라고 외치고 엎드렸다며 당시 긴박한 상황을 설명했다. 1차 지뢰폭발 당시 북한군의 포격이 시작된 것으로 인식했다는 것이다.

정 중사는 2009년 임관 이후 수색대대에서만 근무해 온 베테랑 수색대원이다.

이번 사고에서 그는 1차 지뢰폭발 부상자인 하모(21) 하사에게 가장 먼저 달려간 주인공이다. 정 중사는 하 하사를 재빠르게 응급처치한 후 적의 공격이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최전방에 나가 경계를 하며 부상자 후송작전을 엄호했다.

그의 용감하고도 헌신적인 행동은 군의 열상감시장비(TOD)에 그대로 담겼다.

정 중사는 “‘가야만 한다’는 생각으로 무작정 뛰었다”고 떠올렸다.

하 하사를 부팀장 김모(23) 하사에게 인계하고 전방 경계를 하던 정 중사는 2차 지뢰폭발로 김정원(사진) 하사까지 쓰러지자 그에게 달려가 땅에서 끌다시피 하며 그를 둔덕 뒤로 옮겼다.

하 하사도 같은 장소로 옮겨져 공간이 부족해지자 김 하사는 오른쪽 발목이 이미 잘린 것이나 다름없는 극심한 고통 속에서도 몸을 옆으로 움직여 전우가 몸을 숨길 공간을 마련해줬다고 정 중사는 설명했다.

정 중사는 둔덕 뒤에서 의무 지원 병력을 기다리는 동안 주변에서 꺾어온 나뭇가지를 부목 삼아 부상자들의 다리를 붕대로 감았다. 그 와중에도 김 하사는 자신보다 많이 다친 하 하사에게 “정신 차려라”라는 말을 건네는 전우애를 보였다고 한다.

정 중사는 부상자 2명을 신속히 후송한 것에 대해 개인의 공을 내세우지 않고 “우리 팀이 수색만 40여 차례 했다. 수많은 예행연습과 ‘워게임’으로 준비가 많이 된 상태였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K3 사수로서 전방으로 총을 겨누며 엄호하는 역할을 했던 박 상병은 “내일이라도 부대로 돌아가고 싶은 심정”이라며 “수색대원으로서 맡은 임무를 끝까지 충실하게 수행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afero@kmib.co.kr 페이스북 fb.com/hyeonseob.kim.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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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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