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젖먹이 딸 살해한 10대母 ‘선처’…“외면한 가정·사회 책임도 커”

법원, 젖먹이 딸 살해한 10대母 ‘선처’…“외면한 가정·사회 책임도 커”

기사승인 2015-08-11 16:54:55
[쿠키뉴스=김현섭 기자] 자신이 낳은 여아를 질식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10대 미혼모에 대해 법원이 “가정과 사회의 책임도 크다”며 ‘선처’를 해줬다.

춘천지법 제2형사부(마성영 부장판사)는 11일 자신이 낳은 딸을 목 졸라 살해한 혐의(살인)로 구속 기소된 A양(17·여)의 사건을 소년부에 송치했다.

법원에 따르면 A양은 2013년 12월에 딸을 낳았다. 2012년 11월부터 사귀던 남자친구와의 사이에서 나온 아이였다. 하지만 A양은 양가의 반대 탓에 남자친구 측으로부터 양육과 관련한 어떤 도움을 받지 못한 채 홀로 아이를 돌봤다.

결국 A양은 지난해 2월 한 미혼모 시설에 입소했다.

지난 4월 11일 낮 12시50분쯤 친구와 전화통화를 한 A양. 친구의 자유로운 삶이 너무 부러웠다. 학업과 양육을 병행하는 것에 대한 부담과 10대라는 꽃다운 나이에 미혼모로 살아가는 자신의 처지에 대한 회의가 커져만 갔다.

A양은 급기야 ‘딸만 없으면 나도 친구처럼 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이르렀고, 낮잠을 자던 딸의 목을 졸라 살해했다.

경찰에 붙잡힌 A양은 뒤늦은 후회와 참회를 했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이 사건은 자신이 낳은 젖먹이 친딸을 살해한 패륜적 범행”이라며 “다만 피고인 또한 가정과 사회로부터 보호받아야 할 어린 나이임에도 가족들로부터 전혀 지원을 받지 못한 채 양육과 학업, 살림을 병행하면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점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미성년인 피고인이 성인도 감당하기 어려운 삶을 홀로 견뎌낼 수밖에 없도록 외면한 가정과 사회의 책임도 크다”며 “엄벌보다는 세심한 보호와 교화를 통해 건전한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afero@kmib.co.kr 페이스북 fb.com/hyeonseob.kim.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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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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