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형 내거] 박보영, 우리는 왜 이제야 그녀의 귀여움에 빠졌나

[이 형 내거] 박보영, 우리는 왜 이제야 그녀의 귀여움에 빠졌나

기사승인 2015-08-12 11:50:55

[쿠키뉴스=이준범 기자] 누구에게나 ‘잠재 능력’이란 것이 있다. 평소에는 깨닫기 어렵지만 어느 결정적인 순간이 오면 내면에 잠재되어 있던 힘이나 캐릭터가 기존의 틀을 깨고 나타난다는 개념이다. 세상을 구하느라 동분서주하는 다수의 슈퍼히어로들도 처음엔 우리와 다르지 않은 평범한 사람이었다. 그들이 엄청난 힘을 발휘하는 슈퍼히어로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어떤 사건을 계기로 내면의 잠재 능력이 깨어났기 때문이다. 이는 영화 속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우리 가까이에서도 갑자기 잠재 능력이 발현된 경우를 목격할 수 있다. 2015년 8월 대한민국 수많은 남성들의 눈과 귀를 정화해주고 있는 배우 박보영의 경우가 그렇다.

‘박보영 때문에 보는 드라마’라고 불리게 된 tvN 금토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은 박보영의 진짜 매력을 알려준 하나의 사건이다. 박보영은 ‘오 나의 귀신님’에서 내성적인 주방보조 나봉선 역을 맡았다. 만약 나봉선이 점점 자신감을 되찾고 숨겨둔 요리 실력을 발휘해 강선우 셰프의 마음을 뺏는 이야기로 흘러갔다면 기존의 박보영에게 기대할 수 있는 정도의 결과물이 나왔을 것이다. 그러나 ‘오 나의 귀신님’은 남자라면 사족을 못 쓰는 음탕한 처녀귀신 신순애(김슬기)가 나봉선에게 빙의한다는 설정을 내세워 박보영에게 1인 2역을 맡겼다. 박보영은 앞서 tvN ‘SNL 코리아’에서 거침없는 욕설과 자유분방한 연기를 선보였던 김슬기의 연기를 정말 ‘빙의한 듯’ 재현해내야 했고 결국 그것에 성공했다.

박보영의 연기력을 의심한 적은 없었기에 김슬기를 복사한 것처럼 연기해낸 것에는 놀라지 않았다. 그러나 박보영이 조정석에게 애정을 표현하는 장면에서 간드러지는 목소리와 반달 눈웃음으로 발칙한 애교를 선보일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박보영은 자신을 밀어내는 조정석을 향해 “나랑 한 번만 하면 안 돼요?”라며 조르는 장면들은 물론 음식은 재료가 좋아야 한다는 말에 조정석의 팔을 주무르거나 조정석에게 안기게 되자 떨어지기 싫어하는 모습까지 매력적으로 연기해냈다. 이에 대해 지난달 22일 서울 광화문 인근 한 커피숍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조정석은 “박보영이 들이댈 때 여러 상황이 있는데 안길 때가 굉장히 힘들다”며 “아무리 연기라 하더라도 너무 귀엽다. ‘극한직업’ 같다”고 연기의 어려움을 고백했고 김슬기는 “언니가 저를 따라하는 연기를 보고 ‘나는 뭘 해먹고 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동안 박보영의 귀여움을 전면에 내세운 작품은 없었다. 영화 ‘과속스캔들’에서 맡은 황정남은 어렵게 생계를 이어가는 미혼모 역할이었고 영화 ‘늑대소년’의 순이도 밝은 캐릭터는 아니었다. 영화 ‘미확인 동영상 : 절대클릭금지’와 영화 ‘경성학교 : 사라진 소녀들’과 같은 공포영화에서 주인공을 연기하기도 했다. 그래서 ‘오 나의 귀신님’에서 물 만난 고기처럼 연기하는 박보영을 보다 보면 ‘캐스팅한 사람에게 상을 줘야 한다’거나 ‘감독들은 왜 박보영의 귀여움을 지금까지 보여주지 않았나’라는 한탄이 나오는 것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과거 박보영이 2008년 ‘과속스캔들’ 이후 소속사 문제로 3년의 공백기를 갖지 않았다면 이런 모습을 더 빨리 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움도 자연스럽게 새어나온다.

중요한 점은 박보영의 잠재 능력이 이제야 깨어나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박보영의 매력에 빠진 전국의 남성들은 그녀가 앞으로 어떤 모습을 더 보여줄지 두 눈을 똑바로 뜨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 bluebel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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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이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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