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현섭 기자] 2015~2016 시즌 개막(12일)을 앞둔 한국 프로농구가 다시 우울한 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한동안 잠잠했던 승부조작·불법 스포츠도박 사건이 또 터져 나온거죠.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지방경찰청 제2청 사이버수사대에 따르면 지난 2월 삼성 소속이었던 박모(29·현재 은퇴)씨는 알고 지내던 유도선수 황모(28)씨의 부탁을 받고 ‘고의 에어볼’ 등 승부조작 행위를 한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 등)를 받고 있습니다. 이들은 이 경기와 관련해 스포츠도박에 각각 100만원, 300만원을 베팅했다고 합니다.
또 이들을 포함해 프로농구 선수 12명, 유도선수 13명, 레슬링 선수가 1명이 불법 스포츠도박을 한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를 받고 있고, 여기에는 김선형(SK·27), 오세근(28·KGC인삼공사), 장재석(24·고양 오리온스) 등 KBL의 ‘미래’ 혹은 이미 ‘간판스타’인 선수들이 들어 있어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8일 이 소식을 일제히 전한 일부 언론 보도에 이들 말고도 눈길이 확 가는 내용이 하나 있었습니다.
- ‘승부를 조작하고 여기에 미리 베팅을 한 현직 농구·유도선수와 적게는 수억원대의 불법 스포츠 도박을 벌인 전·현직 농구 및 야구 선수 등 29명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한 언론사의 기사 첫 부분입니다. ‘야구선수’가 포함돼 있죠. 여기 뿐만 아니라 여러 매체에서 야구선수가 포함돼 있다고 알렸습니다. 사건 기사의 리드다보니 문장은 다들 흡사합니다.
저도 8일에 있었던 경찰 브리핑을 직접 가서 들은 건 아니지만 좀 이상했습니다. 아무리 농구선수들이 많이 있고, 김선형 등 국가대표 선수가 불법 스포츠도박을 했다는 게 충격적이지만 국내 4대 프로스포츠(야구, 축구, 농구, 배구) 중 가장 팬이 많은 종목이 야구라는 걸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겁니다.
그런데 포함된 야구선수가 누구인지, 유명 선수인지 무명인지, 전직인지 현직인지 등에 언론사들이 왜 이리 관심이 없을까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실제로 이날 페이스북 등 SNS에는 ‘기사에 보니까 (농구에 묻혔지만) 야구선수도 있다고 하던데 누구냐’라는 일부 야구 팬들이 궁금해 하는 게시물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프로농구뿐만 아니라 프로야구 팬들도 몇 년 전 유명 선수들의 승부조작 및 불법 도박 사건 충격을 겪은 바 있어 민감할 수 밖에 없죠.
신정교 경기지방경찰청 제2청 사이버수사대장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런데 돌아온 대답은 좀 허탈하더군요.
“무슨 야구선수요? 기사에 나왔다면 언론사들이 잘못 쓴 겁니다. 없어요, 야구선수”
야구선수는 없다고 하네요. 어쨌든 야구 팬들이 걱정할 일은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수사를 한 부서의 책임자의 말과 달리 왜 다수의 기사에 왜 야구선수가 들어가 있는 걸까요. 브리핑 때 경찰의 말이 잘못 나왔을 수도 있고, 기사를 처음으로 출고한 매체의 기사에 실수가 있었고 이후 확인 없는 ‘베껴쓰기’가 이어졌을 수도 있겠죠. 방금 한번 더 검색을 해보니 아직도 많네요. 일어나지도 않은 야구선수의 불법 도박 기사들이. afero@kmib.co.kr 페이스북 fb.com/hyeonseob.kim.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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