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롱 속 시신’ 살해범 남친, 범행 후 피해자 돈으로 도박

‘장롱 속 시신’ 살해범 남친, 범행 후 피해자 돈으로 도박

기사승인 2015-09-12 01:22:55
[쿠키뉴스=김현섭 기자] 교제하던 여성을 살해하고 장롱 속에 시신을 유기한 40대 남성이 범행 후 피해자의 돈을 훔쳐 도박을 하는 인면수심의 행각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살해 용의자 강모(46)씨가 여자친구인 학원강사 A씨(46)의 외도를 의심해 A씨의 집에 숨어있다가 피해자가 귀가하자 뒤통수를 둔기로 내려치고 목을 졸라 살해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는 이달 3일 범행에 쓸 둔기, 플라스틱 끈, 가방 등을 한 대형마트에서 구입한 후 송파구 잠실동에 있는 A씨 집으로 향했다. 강씨는 이날 오후 7시쯤 집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가 안방 문 뒤에 숨어 있었고, 약 50분 뒤 A씨가 들어오자 둔기로 뒤통수를 치고 목을 졸라 숨지게 했다.

강씨는 피가 흐르자 A씨의 옷을 모두 벗겨 닦은 뒤 장롱 속에 시신을 넣었다. A씨의 손이 옷장 밖으로 빠져나오자 플라스틱 끈으로 A씨의 두 손을 묶고 오후 11시쯤 A씨의 집을 떠났다.

강씨는 범행 후 A씨의 핸드백에서 신용카드를 훔쳐 인근 은행에서 100만원을 인출했고, 500만원씩 두 번 총 1000만원을 자신의 계좌로 이체했다.

이후 강씨는 지인과 관악구 등에서 도박을 해 훔친 돈 중 600만원 가량을 탕진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강씨는 경찰 추적을 우려해 A씨 집으로 가기 전 자신의 집 인근 지하철역에서 옷을 갈아입고 모자를 쓴 뒤 CCTV를 피해 고개를 숙인 채 다녔다고 경찰은 전했다.

중학교 동창인 강씨와 A씨는 1년 전 동창회에서 만나 교제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강씨는 경찰 조사에서 “A씨가 나 모르게 술을 마시고 다녀 다른 남자를 만나는 줄 알았다”며 “기절하고 깨어나면 어떤 남자를 만나는지 추궁하려 했는데 소리를 질러서 목을 졸랐다”고 진술했다.

강씨는 이혼 전력이 두 번 있었고, 이전 결혼생활에도 의처증과 도박벽, 폭력 등으로 가정불화를 빚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폭력 전과도 한 차례 있었다.

강씨는 범행 후 사우나와 게임장 등을 전전하다 5일만인 8일 집 근처인 경기도 고양시 화정동의 한 공원에서 잠복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강씨에게 살인·절도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구속 여부는 이날 오전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결정된다. afero@kmib.co.kr 페이스북 fb.com/hyeonseob.kim.56
afer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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