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과 성매매한 13세에 ‘1만원 빌려’ 모텔비 낸 20대 유죄

자신과 성매매한 13세에 ‘1만원 빌려’ 모텔비 낸 20대 유죄

기사승인 2015-09-16 10:33:55
[쿠키뉴스=김현섭 기자] 20대 남성이 가출한 13세 여학생에게 돈을 빌려 모텔비를 내고 성매매를 한 후 ‘여학생이 돈을 더 많이 냈으니 성매수가 아니다’라는 주장을 펼쳤지만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동부지법 제12형사부(김영학 부장판사)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모(22)씨에 대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을 명령했다고 16일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해 6월 10일 자신의 집에서 스마트폰 채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A양(13)을 알게 됐다.

이씨는 A양이 가출해 당장 잠잘 곳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자신의 집에서 재워주겠다고 약속한 후 다음날 오후에 A양을 불러냈다. 의정부역 부근에서 A양을 만난 이씨는 “더우니 쉬러 가자”며 근처 모텔로 데려갔다.

이씨는 수중에 8000원밖에 없어 모텔 대실 요금 2만원을 낼 수 없자 A양에게 “돈을 가진 게 있느냐”고 물어 1만원을 받아낸 후 2000원을 깎아 겨우 모텔비를 냈다.

성관계를 끝내고 나온 이씨는 약속과 달리 “여행 갔던 부모님이 일찍 돌아오시는 바람에 재워줄 수 없다”는 말만 남긴 후 A양을 두고 집으로 돌아갔다.

법정에서 이씨는 “집에서 잠을 재워준다는 약속을 한 적이 없고, 모텔비 중 8000원을 냈지만 A양이 1만원을 냈기 때문에 성을 산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며 “A양의 화장한 모습의 채팅 프로그램 프로필 사진이 20세 정도로 보여 미성년자라고는 생각지 못했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김 부장판사는 “얼굴 보면 나이를 모르겠느냐”며 호통을 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가출한 피해자를 집에서 재워줄 것처럼 해 만나서는 자신의 성적 욕구를 해소하려 성을 사는 행위를 했고, 그 후에도 자신 때문에 무일푼이 된 피해자를 나 몰라라 버려두고 온 점에서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A양이 1만원을 선뜻 준 것도 이후 피고인이 집에서 재워줄 것이라는 기대를 했기 때문”이라며 “피고인이 잠자리 등 대가를 제공할 것을 약속했고 A양은 이를 기대해 성관계에 응한 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법원 관계자는 “성매매 대가로 제공한 금액의 액수는 중요하지 않고 대가를 지급했다는 사실이 있으면 성매매가 성립한다”고 말했다. afero@kmib.co.kr 페이스북 fb.com/hyeonseob.kim.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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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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