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이거 강간이야!’ 항의에 성관계 멈추고 사과했다면 성폭행 아니다”

대법 “‘이거 강간이야!’ 항의에 성관계 멈추고 사과했다면 성폭행 아니다”

기사승인 2015-09-16 10:24:55
[쿠키뉴스=김현섭 기자] 함께 모텔에 투숙한 여성이 성관계에 거부의사를 뚜렷하게 밝히자 즉시 멈추고 사과했다면 성폭행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두 명의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최모(26)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6일 밝혔다.

최씨는 2012년 12월 A씨와 함께 술을 마신 후 집에 데려다 주다 차 안에서 성폭행하고, 이듬해 1월에는 함께 술을 마신 뒤 모텔에 투숙했던 B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두 사람을 성폭행한 혐의를 모두 인정해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A씨가 주변에 ‘오늘 집에 안 가도 된다’거나 ‘최씨와 같이 있을 것’이라고 말한 점을 고려해 두 사람이 서로 호감을 느끼고 만나던 사이였던 것으로 보인다며 A씨 부분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고, B씨에 대한 혐의만 인정해 최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B씨에 대한 성폭행 혐의도 인정할 수 없다고 봤다.

대법원은 최씨가 성관계를 할 때 B씨로부터 ‘이건 강간이야’라는 말을 듣자마자 곧바로 행위를 멈추고 사과한 점 등을 고려할 때 피해자 의사에 반한 ‘강제 성관계’를 했다고 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두 사람이 약 4시간 동안 모텔에 함께 있을 동안 고성이나 몸싸움 소리가 들린 적이 없고, 사건 이후에도 피해자가 친구들과 메시지를 주고받거나 피고인의 차를 타고 이동하는 등 B씨가 피고인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행동하는 데 거부감을 느끼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afero@kmib.co.kr 페이스북 fb.com/hyeonseob.kim.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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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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