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곤 “이것들 다 죽여야” 중얼중얼…살생부 메모지 ‘허세’였나, ‘계획’이었나

김일곤 “이것들 다 죽여야” 중얼중얼…살생부 메모지 ‘허세’였나, ‘계획’이었나

기사승인 2015-09-18 09:58:55
사진=국민일보 심희정 기자

"[쿠키뉴스=김현섭 기자] 일명 ‘트렁크 살인’ 시신 사건의 용의자 김일곤(48)은 검거될 때도 사람들의 이름이 적힌 명단 메모지를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자신과 마찰이 있었던 일종의 ‘살생부’로 보인다.

이 사건의 수사본부가 차려진 서울 성동경찰서는 김씨가 10여명의 이름과 직업을 적은 가로·세로 15㎝ 크기의 메모지 2장을 그의 옷 주머니에서 발견했다고 18일 밝혔다. 일부는 이름을 기억하지 못해 ‘의사, 간호사’ 등 직업만 적혀 있었다.

경찰 조사에서 김씨는 “교통사고가 났을 때 나를 치료한 의사와 돈을 갚지 않은 식당 여사장, 과거 나를 조사한 형사 등을 적어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조사를 받으며 혼잣말로 “이것들을 다 죽여야 하는데”라고 중얼거리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메모지 명단에 오른 인물 중 실제로 김씨가 범행 대상으로 삼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며 “아직은 허무맹랑한 계획에 불과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달 9일 오후 2시즘 충남 아산의 한 대형마트 지하 주차장에서 주모(35·여)씨를 덮쳐 차량째 납치해 끌고 다니다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범행 동기에 대해 “차와 휴대전화를 뺏으려고 범행했다”고 진술했지만 메모지가 발견됨에 따라 김씨의 범행은 금품을 노린 강도살인이 아니라 증오범죄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씨는 경찰에 “예전에 식자재 배달일을 했을 때 마트 주인 중 여주인들이 미수금이 많았고 돈을 주지 않고 달아난 여주인들도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점에서 김씨가 평소 여성에 대한 증오심이나 혐오감을 키워온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이전 범죄기록에 강간은 없고, 범행 대상도 남자가 더 많다”고 밝혔다.

김씨는 특수강도,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전과 22범이다. afero@kmib.co.kr 페이스북 fb.com/hyeonseob.kim.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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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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