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현섭 기자] 지난 14일 자동차 관련 인기 커뮤니티 사이트인 보배드림에 올라온 사진 1장이 화제였죠. 승용차 1대가 대전역 앞 한 개 차로의 도로 위에 황당 불법주차를 하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로 인해 시티투어 버스는 발이 묶여 버렸고, 승용차 주인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의 통화에서 뻔뻔하게도 “부산에 내려가고 있으니 보험사에 차량 견인을 부탁한다”고 말했다는 사연도 곁들여졌죠.
이 해프닝을 본 네티즌들은 이상하게도 승용차의 주인을 ‘김 여사(운전에 서툰 여성 운전자를 비꼬는 표현)’로 규정지어 버렸고, 사연을 올린 이 역시 제목을 ‘12일 대전역 김 여사님 주차 신공’이라고 달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요. 25일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사연이 보배드림에 올라온지 이틀 뒤 본인을 대전지방경찰청 소속 경찰이라고 밝힌 네티즌은 “해당 운전자는 여성이 아닌 남성이며, (차주가) 알아서 견인하라고 말하지 않았고 보험사에 연락해 견인 조치한다고 했다”는 댓글을 올렸습니다.
이 보도를 보고 불현듯 정말 ‘김 여사’가 골칫거리가 맞는지 객관적으로 따져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려면 공신력있는 통계를 봐야 하고, 도로교통공단의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을 통한 지난 10년 간의 ‘교통사고통계분석’을 뒤져봤습니다. 여기엔 친절하게도 ‘여성운전자 사고’ 부분을 별도로 분리해 관련 통계자료를 소개해주고 있습니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인터넷에 어이없는 사고 사연만 올라오면 “김 여사다!”라며 흥분하는 남성 운전자들은 (저도 남성이지만) 솔직히 그럴 자격이 없어 보입니다.
우리나라 전체 교통사고 중 여성 운전자에 의한 사고 점유율은 지난 10년 간 조금씩 오르긴 했습니다. 하지만 2005년 14.7%(21만4171건 중 3만1573건)에서 2014년 18.3%(22만3552건 중 4만943건)가 된 정도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반박이 나올 수 있습니다.
‘남자 운전자가 여자 운전자보다 더 많으니까 그런 것 아니냐!’
맞습니다. 남자 운전자가 더 많긴 합니다. 그런데 2005년에 우리나라 전체 운전면허 소지자 중 여성의 비율은 2005년에 37.8%에서 2014년에 40.6%로 증가했습니다. 현재 국내 운전자 10명 중 6명이 남성, 4명이 여성으로 볼 수 있는 거죠.
지난해 기준으로 운전자 성비는 6대4인데, 교통사고를 낸 성비는 8대2라는 결론이 나옵니다. 아니, 따지고 보면 여성 운전자가 낸 교통사고 비율은 10으로 따졌을 때 2도 채 안 되는 겁니다.
‘김 여사’가 억울할 만합니다. X 묻은 남자들이 겨 묻은 ‘김 여사’를 나무라고 있는 꼴이니까요. 여기에 인터넷 등에서 이런 사연만 발견하면 조회수에 눈이 멀어 확인도 없이 ‘혹시 김 여사?’라는 식으로 ‘회피성 추측 제목’을 달아대는 언론도 할 말 없습니다. afero@kukimedia.co.kr [쿠키영상] '남편은 엉엉~♥' 애플워치를 가장한 아내의 서프라이즈 생일선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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